글라이드패스 설계부터 TDF 운용까지…"전문성 십분 발휘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2030년 기준 100조 원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각 운용사는 TDF를 포함한 퇴직연금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대형 운용사가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TDF 시장에 진입하고자, 후발주자인 대신자산운용은 수익률이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에 TDF 운용 근간이 되는 글라이드패스를 새로 구축하고, 새 상품에는 물론 기존 TDF에도 이를 도입하는 강수를 뒀다. 달리 말하면, 운용에 대한 대신운용의 자신감이기도 했다.

나중혁 대신운용 자산솔루션본부장은 2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되면서 수익률이 시장 점유율 확보에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됐다"며 "후발주자 입장에서 상위권 수익률을 쌓아가는 것이 점유율 확보를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중혁 대신자산운용 자산솔루션본부장



여타 금융상품에서도 중요했던 수익률이나,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더욱 중요해졌다. 원리금 보장형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까지만 해도 6천억 원에 불과했던 TDF 시장은 현재 8조 원을 넘어섰다. 2030년에는 100조 원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측된다.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에서도 수익률은 중요해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년에 최소 1회 이상 디폴트옵션 편입 상품 대상으로 정기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기회를 붙잡으려면 최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나 본부장은 강조했다.

나 본부장은 "디폴트옵션 제도가 작년 말 처음 도입돼 관련 세부 사항이 아직 다 정해지진 않았지만, 그 기준 중 하나가 1년 수익률과 3년 수익률"이라면서 "해당 기간에 수익률을 잘 쌓아둬 기회를 모색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그의 이력에서도 자산배분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나 본부장은 작년 말 자산솔루션본부가 신설되면서 대신운용에 합류했다. 대신증권 등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다, 2018년부터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주식 및 채권 아웃소싱을 맡았다.

다시 애널리스트로 복귀한 그는 거시경제, 자산배분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되는 등 전문성을 발휘했다. 최근에는 신한자산운용에서 TDF 운용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바이·셀 사이드를 아우른 몇 안 되는 자산배분 전문가인 셈이다.

대신운용은 나 본부장을 영입하면서 TDF 보강에 나섰다. 새로운 TDF인 '대신343 TDF 2035'를 선보인 것은 물론, 기존 상품인 '대신해드림로보 TDF 2050'을 '대신343 TDF 2055'로 펀드명을 바꾸면서 새 글라이드패스를 도입했다.

글라이드패스는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운용 방식을 말한다. 그런 글라이드패스 기획은 물론, 이번 새 TDF 운용까지 전부 나 본부장이 도맡았다.

운용 중인 TDF의 글라이드패스를 교체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럼에도 이 같은 강수를 뒀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인 대신운용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 의지와 운용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나 본부장은 "기존 대신해드림로보 TDF의 경우 수수료도 제일 저렴한 편에 속했고, 수익률도 중상위권에 꾸준히 들기도 해 매력은 충분히 있었다"면서 "다만, 위기 상황이나 시장 변화 등에 즉각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 그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새 TDF에는 한국인의 연령별 임금 상승률, 손실 감내 수준, 퇴직연금 적립 규모 등을 반영한 글라이드패스가 담겨 있어 연금 적립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되는 기존 2030 TDF도 2045로 바꾸려 한다. 총 2035와 2045 그리고 2055 빈티지 라인업을 갖추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나 본부장은 당분간 TDF 수익률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DF 수익률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 내 존재감을 보여준 뒤 다른 비즈니스를 확장해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동시에 법인 대상으로 자산배분 자문 서비스를 준비해 DB형 비즈니스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나 본부장은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브랜드보다 성과 위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커 적극적인 알파 전략으로 수익률을 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일정 기간 성과가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디폴트옵션에 선정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법인 대상으로는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형) 자금과 더불어 여유자금 운용에 대한 자산배분 자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며 "자금 성격에 따라 목표 전환, 절대 수익형 등 운용전략을 달리해 법인에 자산배분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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