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올해부터 LG엔솔에 배터리 분쟁 로열티 지급…매출 1%
LG엔솔, '영업이익'으로 인식…2년 전과 동일

(서울=연합인포맥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4.6% 성장한 6천332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상장 이래 최고 금액이자 사실상 역대 최대다. 심지어 최대 분기 매출(8조7천471억원)을 경신하며 영업이익률은 7.2%를 찍는 등 탄탄한 수익성도 자랑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견조한 북미 전기차 수요와 GM과의 합작법인(JV) 1공장의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물량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지난 1월1일 자로 본격 시행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힘을 보탰다. LG에너지솔루션은 IRA로 예상되는 세액공제 금액 1천3억원을 1분기 손익에 반영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G에너지솔루션]



이게 다가 아니다.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SK온으로부터 받은 배터리 분쟁 관련 '로열티'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년 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로열티를 영업손익에 반영했다.

양사 분쟁의 시작은 201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배터리 업계 1위였던 LG화학이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며 갈등의 싹이 움텄다.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인력을 빼가는 등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였다.

법정 다툼은 2년 만인 2021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배터리부문)의 승리로 끝났다.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2조원을 지급하고 모든 쟁송을 취하하기로 약속했다.

합의금 지급은 투트랙 방식으로 결정됐다. 1조원은 2021~2022년 2년 간 5천억원씩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 1조원은 2023년부터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지급하는 식이다. 구체적인 '숫자'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올해의 경우 매출의 1%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SK온은 올 1분기부터 LG에너지솔루션에 로열티를 주고 있다. 앞서 현금 1조원은 SK이노베이션이 책임졌지만 2021년 10월 SK온이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며 배턴(baton)을 넘겨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SK온은 얼마를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했을까.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아직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오는 4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SK온이 1분기에 3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매출이 연말을 향해 갈수록 우상향해 연간 13조원가량을 기록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로열티를 매출의 1%로 단순 계산하면 1분기 300억원 내외, 연간 1천300억~1천400억원 수준으로 산출된다. 이달 중순께 공시할 분기보고서상 재무제표에 해당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SK온이 로열티를 어떻게 회계 처리할지도 관심이다. 앞서 현금 '1조원'을 주고받을 당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회계 장부에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반영한 '시기'도 달랐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했다. 사업과 별개로 소송에서 졌다는 데 방점을 찍어 일회성 비용으로 봤다는 의미다.

특히 2021년 4월 합의에 도달하고도 결산 전이라는 점을 들어 1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악재를 가능한 한 빨리 털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2분기 '영업이익'에 인식했다. 단순 손해배상금이 아닌 영업비밀 사용 대가로 받은 돈인 만큼 영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해당 분기 8천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때 기록한 '최대 규모' 흑자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만약 영업외손익으로 처리했다면 1천8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거란 계산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에도 로열티를 영업이익에 반영한 것으로 확인된다. IRA 세액공제 효과를 제외한 1분기 영업이익 5천329억원에 300억원 안팎의 로열티가 포함돼 있다는 의미다. (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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