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어느 업종이든 간에 최고경영자(CEO)란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비전 등을 지니고 있어야 하겠지만 건설업은 수주산업이라는 특성 탓에 경기를 읽는 눈은 물론 건축, 토목, 엔지니어링 등 성격과 기질이 다른 사업분야에 대한 고른 이해까지 요구되는 덕목이 작지 않다.

지난 2017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가 도입되면서 대형건설사에서 차기 CEO를 어떻게 선정하는지 일부 엿볼 수 있게 됐다.

시공능력평가액 1위인 삼성물산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협의를 거쳐 CEO 후보군을 선정하고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할 합당한 사유가 발생하면 양성된 후보군 중 적합한 인물을 이사회 심의,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한다고 밝혔다.

후보군에 대해서는 선임 즉시 활동 가능한 'Ready Now 후보군'과 육성 후 향후 몇 년 이내로 보임 가능한 'Ready Later 후보군'으로 분리 선발한다. 후보군으로 선정된 임원은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도록 직무 순환을 제공하고 사내 인사 전문조직에서 정기적으로 관리한다.

건설업계의 맏형 현대건설은 인사실 주관하에 CEO 후보군을 발굴하고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으로 후보자를 육성하는 Succession Plan(SP)을 운영하고 있다. 역할, 책임, 필요경험, 요구 역량 등 주요 임원의 자격 요건을 목록화하고 전문성, 리더십을 종합 심의해 장단기 후보자를 선정한다.

현대건설은 CEO 유고 시 직무 대행과 관련한 조항도 뒀는데 대표이사가 지명한 이사가 없을 경우에는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순이며 동일 직급일 경우는 연장자가 맡는다.

오너 건설사로 분류되는 GS건설과 DL이앤씨도 CEO 승계에 대한 규정을 정하고 있다.

GS건설은 매년 인사 CM(Consensus Meeting) 회의체를 통해 CEO 후보군을 복수로 선정한다. 부사장급 이상은 CEO 유고시 즉각 대신할 수 있는 '즉시', 전무급은 중장기 CEO 역할을 수행하는 '차기', 그리고 전무, 부사장급 임원 중 핵심 역할을 수행하면서 향후 CEO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핵심' 등 세 단위로 관리한다.

DL이앤씨는 자체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CEO 승계를 진행하며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실에서 승계정책 수립, 후보집단 선정, 관리, 교육 등을 담당한다. CEO 유고 시에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하며 경영위원회가 업무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안 처리를 지원한다.

이들 네 건설사의 CEO 육성 방안을 살펴보면 기업 규모에 걸맞게 상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삼성물산은 올해 총 7명의 후보군이 최고/고위 경영자 양성과정에 입과했다고 공개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건설은 후보군 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외부교육과정에 참가한 인원이 3명이라고 밝혔다.

GS건설과 DL이앤씨는 후보군 숫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GS건설은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사장이 신사업부문 대표로 재직 중이다. DL이앤씨는 1968년생인 이해욱 그룹 회장이 건재하다. (기업금융부 남승표 부장대우)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2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