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24일,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오전 1시 40분 카카오의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16시간에 달하는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여의도 금융감독원 청사를 나섰다.

김 센터장은 지난 2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자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금감원 들어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를 현장에서 지휘했던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 대표는 지난 19일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룹의 투자 사령탑이 구속된 데 이어 최대 주주인 김 센터장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SM엔터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법인의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카카오는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의 지위를 잃게 된다.

카카오는 그룹 차원의 투자 의사결정에 차질을 빚게 된 것에 더해 핵심 계열사의 지배구조까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가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해 야심 차게 추진했던 SM엔터 인수가 과정에서의 불법성으로 인해 부메랑이 돼 돌아온 모습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 23일 내부 직원이 게임 '오딘'의 운영과 관련한 정보를 사전에 유출해 편의를 얻은 점이 확인돼 회원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렇듯 카카오가 몸살을 앓는 사이 네이버는 중동에서 수주 낭보를 전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수도 리야드 등 5개 도시에서 진행하는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수주 금액이 1억달러(약 1천3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미래형 도시 구축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전 세계에 증명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검색 플랫폼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기술력까지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디지털 트윈 사업 계약 체결식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네이버는 국내 IT 대기업 중 유일하게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에 동행했다.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도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가 경제 사절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카카오는 포함되지 않았다.

두 기업을 둘러싼 상반된 분위기는 실적에서도 관찰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카카오는 SM엔터의 연결 편입 효과로 매출은 크게 늘어나겠지만 영업이익은 약 18%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주가 흐름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최근 6개월간 네이버(빨강)와 카카오 주가 등락률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최근 6개월 사이 네이버 주가는 0.5% 상승하며 4.9% 하락한 코스피를 웃돌았다.

반면 카카오 주가는 같은 기간 31% 하락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성장 방식이 달랐던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카카오는 계속 외부 자본을 유치하며 크다 보니 수익화에 대한 압박이 컸고, 최근 사건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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