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에 덩달아 흔들…투자자 외면 속 호가만 누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시장 금리 레벨이 올라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유동화물 시장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일부 'A1' 증권사의 3개월 확약물마저도 5%대 금리를 형성하는 등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자금 수급 여건이 녹록지 않은 데다 유동화물 투자 기피 현상이 지속되면서 매도 우위 현상이 두드러진 여파다. 물량 매도 움직임은 뚜렷하지만, 수요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호가만 쌓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증권사 직접 매입 등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줄어든 환경 속에서도 유동화물은 온전히 소화되기 어려운 모습이다.


◇PF 유동화물도 금리 급등…'A1' 확약물도 5%대 진입

3일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유통-건별 체결'(화면번호 4740)에 따르면 지난달 찍은 'A1(sf)' 3개월물 PF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는 발행 당일 4.40~5.38% 수준을 형성했다. 전월인 9월 4.20~5.09%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20bp 이상 올라간 셈이다.

국고채 금리를 필두로 시장 전반의 금리가 상승하면서 유동화물 시장 역시 영향권을 비껴가지 못한 모습이다. 유동화물의 경우 투자자들의 외면이 지속되면서 비교적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있던 터라 최근의 상승세가 더욱 부담될 수밖에 없다.

4%대 수준을 이어왔던 'A1' 증권사 3개월물 확약물은 5%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달 가장 높은 금리를 형성한 'A1' 증권사 확약물은 DB금융투자가 확약한 특수목적회사(SPC) 디비벨신정제이차 ABSTB다. 해당 ABSTB는 발행 당일인 지난 20일 시장에서 5.30~5.35%에 거래됐다.

이 밖에도 이번 주(10월 30일~11월 2일)에만 장기신용등급 기준 'AA-'에 해당하는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확약한 3개월물 PF ABSTB가 발행 당일 5%대 금리를 보였다.

증권사와 건설사가 함께 신용도를 보강한 PF 유동화물의 경우 초대형 IB조차 5%대 금리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1일 발행한 서릿개반포제일차 ABSTB 3개월물은 당일 5.30~5.355% 금리에 거래됐다. 해당 채권은 미래에셋증권의 매입보장 약정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연대보증으로 'A1(sf)' 등급을 받고 있었다.

지난달 30일에는 KB증권의 약정과 DL건설의 연대보증으로 최고 신용도를 받은 에이블대명제일차 3개월물 ABSTB가 발행 당일 5.00% 금리를 형성했다.

증권사 대비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은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건설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현대건설(A1)조차도 9월 4.55~4.86% 수준을 보였던 ABSTB(만기 2~3개월물) 보증물 금리가 지난달 4.90~5.380%로 상승했다. 지난달 롯데건설(A2+)과 HDC현대산업개발(A2) 등이 보증한 3개월 유동화물은 7%대 초반대 금리를 보였다.


◇'팔자' 호가 누적, 자체 매입·만기 줄여 연명키도

PF 유동화물 시장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진 데다 연말을 앞두고 수급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자금이 돌지 않고 있다. 최근 국고채 금리 변동성도 커졌던 터라 조달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사실상 '팔자' 호가만 넘쳐나는 분위기"라며 "최근 은행 예금 금리도 꽤 오르면서 금리 경쟁력 측면의 이점마저도 희미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자체 매입 등으로 대응하면서 유통물이 줄어들었지만, 수요 위축세를 상쇄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만기를 줄여 차환에 나서면서 당초 계획했던 발행 계획이 변경되는 사례도 지속되고 있다.

일례로 현대건설이 연대보증하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매입 보장해 'A2+(sf)' 등급을 받은 힐스테이트베스트 ABSTB의 경우 2회차 발행에 앞서 조달 계획을 바꿨다. 당초 2회차 발행에서 3개월물을 찍고자 했으나 발행물의 절반은 1개월물을 택했다.

SK증권 확약물인 레드윙스(A2+)가 지난 30일 찍은 PF ABSTB 역시 당초 발행 계획보다 만기가 짧아졌다. 당시 프로그램상 9회차 조달 만기를 3개월로 설정했으나 8회차가 만기를 맞은 30일 발행된 물량은 15일물과 1개월물이었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유동화물을 떠안기도 하면서 유통물 자체가 줄어들긴 했지만, 공급량이 줄었어도 시장 내 거래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시장 소화가 쉽지 않다 보니 일부 물량은 만기를 더 짧게 쪼개서 내놓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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