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내 증시 공매도 금지로 2차전지 섹터는 그야말로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 7월 연이은 상한가를 기록했던 일부 종목처럼, 다시 급등할 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운용역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불분명한 이유로 오르는 특정 종목을 두고 이를 담을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경우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회수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인 6일, 자산운용사 펀드 운용역들은 변동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일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안을 의결했다. 고금리 환경과 더불어 중동 전쟁 리스크 등이 부각돼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날 국내 증시는 2차전지 종목 중심으로 급등했다. 코스닥 종목인 에코프로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에코프로비엠 역시 마찬가지였다.

2차전지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POSCO홀딩스 주가 역시 장중 각각 21%, 17%가량 올랐다.

당국은 해외 매크로 환경을 주시했지만, 운용역의 시선은 공매도로 들끓는 증시로 쏠렸다. 밸류에이션이나 펀더멘털 등을 기반으로 시장을 예측해야 할 운용역 입장에서는 변수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자산운용사 한 운용역은 "쉽지 않은 장세다. 실적이 아닌 제도에 의해 갑자기 시장이 충격을 받았으니 방향성을 잡기 쉽지 않다"며 "예측 불가능한 장세가 형성될 경우 그 피해는 투자자도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역 역시 급격히 커진 변동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2차전지 급등으로 일부 ETF의 괴리율은 급격히 커졌다. 일례로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ETF는 오전에만 20을 기록했다. 괴리율 급등락에 따라 ETF를 순자산 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거나, 싸게 매도할 수 있다.

한 ETF 운용역은 "ETF는 매수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공매도 이슈는 ETF 쪽에선 현재 발생하진 않고 있다"며 "단기간 오버슈팅은 그래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고심이 가장 큰 곳은 기관 자금을 집행하는 펀드 운용역들이다.

원칙적으로 펀드는 이유 없이 주가가 오르는 종목을 경계한다. 그 종목의 주가가 어떤 이유로 떨어졌고, 왜 올랐는지 명확해야 이를 기반으로 리밸런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원칙과 다르다. 자칫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경우 기관 자금이 회수될 수 있어 변동성 큰 종목에도 투자한다는 후문이다.

이는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한 펀드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4월 타이거자산운용은 2차전지 종목 쏠림 현상을 예측하지 못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고객 레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자산운용사 다른 운용역은 "레이싱 펀드 같은 경우 하위권 운용사들은 펀드를 뺏길 수 있어 레이싱에서 뒤처지지 않고자 변동성 큰 종목을 담기도 한다"며 "원칙적으로 투자를 하다가 자금이 회수된 운용사도 일부 있다. 결국 기준은 수익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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