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ETF 마케팅은 일종의 회사 마케팅과 같다. 기관 담당은 기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만나고, 리테일은 판매사와 접촉한다면 ETF 마케팅은 이에 더해 디지털 마케팅도 함께 한다"

올해부터 ETF마케팅부문을 이끌기 시작한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 대표는 ETF마케팅을 두고 종합 마케팅이라 칭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기관 역시 ETF를 이용하고 있어 마케팅 대상도 전부를 아우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특히, 그가 회사 마케팅으로 비유했다는 것은 미래에셋운용 내에서의 ETF 마케팅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TF가 운용업계 성장 동력으로 자리하면서 이를 위한 마케팅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 셈이다.

성태경 미래에셋운용 ETF마케팅부문 대표는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투자자는 나름의 투자 원칙을 갖고 있지만, 그 원칙이 맞고 틀린 지를 계속 반추하며 고민한다"며 "운용사는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에게 자산 배분 의견을 전하거나,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게끔 상품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 대표

 


ETF 시장은 운용업계 핵심 비즈니스로 떠오른 지 오래다.

지난 10일 기준 ETF 총 순자산은 111조 원을 돌파했다. 이 중 미래에셋운용의 ETF 총 순자산은 40조6천667억 원으로 전체의 36%를 차지한다. 2020년 6월 기준 23%에서 가파르게 성장한 셈이다.

특히 연금 시장에서의 ETF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일반 투자자처럼,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 테마를 찾아 추가 수익을 좇는 연금 투자자들이 보다 많아지고 있다.

그는 "미래에셋운용은 혁신 성장 관련 테마 쪽으로 접근했고, 그 부분이 주효했다"며 "과거에는 없던 영역을 TIGER ETF가 성장 테마 관련 종목들을 만들어냈고, 마케팅하면서 선택의 폭을 넓혀 알파를 만들 기회가 많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연금에서 들어오는 ETF 자금은 큰 편이며, 이 중 절반은 TIGER ETF에 편입되고 있다"며 "여기서 차별화된 포인트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마케팅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경우, 글로벌 자산 배분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도모하고 있다는 게 성 부문대표의 설명이다.

성 부문대표는 "미래에셋운용의 리소스 중에는 자산 배분 및 운용과 관련된 리소스가 많다"며 "그에 걸맞은 노하우를 녹여내는 것은 물론, 시장 상황과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일치시키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게 마케팅의 역할"이라고 짚었다.

미래에셋운용의 리소스에는 해외 법인인 '글로벌 엑스'도 포함돼 있다. 해외 ETF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해외 ETF 비즈니스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는 "글로벌 엑스는 네트워킹이 워낙 잘된 조직이라 현지 및 해외 시장 정보를 교류하면서 글로벌 트렌드를 같이 연구하고 있다"며 "연기금도 국내 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전 세계 투자 기회가 열려 있는 지금 국내 비중을 높일 당위성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분산 포트폴리오라던가 자산 배분 상 해외에 훨씬 더 유리한 자산들이 있는데 이걸 애써 무시하거나 투자하지 않는다면 투자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부연했다.

성 부문대표는 20년 이상 운용사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던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나라종합금융, 삼성증권 등을 거쳐 2002년 미래에셋운용에 입사한 그는 리테일본부, 투자솔루션부문 등에서 관련 업력을 쌓았다.

'21년 미래에셋맨'이자 베테랑인 성 부문대표에 따르면 마케팅은 투자 조언과 비슷하다. PB들이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듯, 직접 투자하는 이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게 마케팅의 역할이다.

그는 "예를 들면 인컴형이 유리할 때는 인컴형 상품을 강조하거나, 증시가 강세를 띠어 주식 아니면 성과를 내기 어려울 때 주식형 상품을 제시하는 등 투자 방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상품이라는 투자 솔루션을 제시하는 그의 시선에서 본 이후 시장 전망은 어떨까.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등 장기 성장 가능성이 있는 업종에 주목할 것을 그는 권했다.

성 부문대표는 "1년 전 챗GPT 서비스가 오픈되면서 관련 빅테크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며 "이 중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반도체며 밸류체인이 소프트웨어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까지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해외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밸류체인 상품을 준비하려 하고 있다"며 "장기 성장할 수 있는 영역에 투자하는 게 유효하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주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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