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LG세이커스 운영하는 LG스포츠
주로 사장·부사장급이 대표 맡아

(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발표된 LG그룹 '2024년 임원인사' 승진자 명단에 눈에 익은 이름이 있었다.

최근 프로야구팀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언론에 자주 노출된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다. 부사장 직위였던 김 대표는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스포츠는 ㈜LG의 100% 자회사로 LG그룹의 스포츠단을 운영·관리하는 법인이다. 1983년 11월7일 설립돼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았다. 현재는 프로야구단 LG트윈스와 창원이 연고인 프로농구단 LG세이커스를 운영하고 있다.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 사장.
[출처:LG스포츠]

 


김 사장의 승진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 안팎에선 29년 만에 LG트윈스를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해석이 잇따랐다.

그럴듯했다. 실제로 그는 열흘 전(13일) 잠실구장에서 LG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짓던 순간 옆에 있던 구광모 회장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날 두 사람은 본부석에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봤고, 우승 트로피도 함께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이 LG그룹에 얼마나 의미 있는지 생각해 봐도 충분히 승진 인사가 납득됐다. 구 회장은 부친 구본무 선대회장이 1995년 공수해 온 '전설의 술' 아와모리 소주를 마침내 개봉해 선수들과 나눠 마셨고, MVP 오지환 선수에게 롤렉스 시계도 전달했다. LG전자가 '우승 턱'으로 가전제품 29% 할인 이벤트를 실시한 건 전 국민이 다 안다.

발언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왼쪽 첫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인사로 LG스포츠는 대표이사 직위가 '사장'인 조직이 됐다. 부사장일 때보다 그룹 내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관심도 측면에선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LG스포츠의 대표이사는 주로 어떤 직위가 맡아왔는지. '29년 만의 우승'이 이례적인 승진을 이끈 것은 아닌지. LG 측이 발표한 인사 자료엔 구체적인 승진 배경이 담겨있지 않았다.

바로 확인에 들어갔다. 온라인으로 LG스포츠의 법인 등기를 떼보니 아쉽게도 1994년 이후의 이사진 명단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엔 등기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관리하다 1994년 전산화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전임 대표는 사장 직위였다. 사장급이 LG스포츠를 이끄는 게 일반적이었단 의미다. 애초에 승진 선임되거나 임기 중 승진해 사장으로 물러난 사례가 많았다.

온라인 등기상 가장 오래전에 대표를 맡았던 인물은 강정환 사장이다. 1994년 2월 중임했고 당시 임기가 2년이었던 걸로 보아 1992년 2월, 혹은 그 이전부터 대표를 지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LG트윈스는 강 사장이 대표로 있을 때 직전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후임인 권혁철 대표는 1998년 말 전무로 승진하며 직을 맡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6개월 뒤인 1999년 6월 LG스포츠가 정학모 전 진로 사장을 대표(사장)로 추가 임명하며 공동 대표체제가 됐다.

경희대 체대를 졸업하고 진로건설 부사장, 진로스포츠단 사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정 사장이 대외업무를, 권 대표가 내부 살림을 각각 책임졌다. 두 사람은 2001년 12월 나란히 물러났다. 당시 권 대표는 부사장이었다.



배턴을 이어받은 어윤태 사장은 2001년 말부터 내리 3년 대표를 지냈다. 하지만 당시 김성근 감독 해임과 성적부진 등으로 팬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2004년 말 공식 사과와 함께 직을 내려놨다.

김영수 사장은 재임기간이 3년 10개월로 강정환 사장 이후 가장 길다. 2005년 1월 사장 승진과 동시에 대표로 부임했고 재임 중 농구단이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후 전진우 부사장과 남상건 부사장은 각각 3년 반, 2년의 임기를 승진 없이 마쳤다. 2016년부터는 LG전자에서 넘어온 신문범 사장이 3년간 LG스포츠를 이끌었고, 2018년 말 이규홍 당시 서브원 사장에게 배턴을 넘겼다. 그 다음이 바로 현재의 김 사장이다.

등기부 등본에선 오너일가의 '스포츠 사랑'도 찾아볼 수 있다. 직접 이사로 활동하며 물심양면으로 스포츠단을 살뜰히 챙긴 기록이 남아있다.

구본무 선대회장은 1994년 2월 LG스포츠 이사를 중임했고, 이후 2010년 3월까지 이사회에 몸을 담았다. 2021년 계열분리한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이사를 지냈다.

마찬가지로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도 계열분리 전인 1999년부터 2004년까지 LG스포츠에서 이사로 활동했다. (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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