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공개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위험 선호 심리를 강화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36,000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상승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10bp 넘게 떨어졌다. 국채금리와 국채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월가는 이미 연준이 내년 1~2분기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지만 시장은 이미 기대감을 반영하며 채권 매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이어갔다.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다만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완화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려 유로화 대비로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에 대한 회의론이 지속되며 하락했다.

유가는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산유국들이 220만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이틀째 내림세였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것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州) 스펠만 대학에서 열린 헬렌 게일 총장과의 대담에서 기존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충분히 제약적인 기조를 달성했다고 자신 있게 결론짓기에는 너무 이르며, 혹은 정책이 언제 완화될지에 대해 전망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정책을 더욱 긴축적으로 바꾸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언급해 추가 긴축 가능성도 열어뒀다. 기존의 발언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흐름이었다.

파월 의장은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기 위해 균형을 맞추는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은 오히려 이를 완화적으로 해석해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이는 기존과 비교해 다소 완화적으로 해석되는 발언도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연준 위원들이 오는 12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동안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렸던 만큼 경기를 평가할 시간을 더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4.61포인트(0.82%) 상승한 36,245.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83포인트(0.59%) 오른 4,594.6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78.81포인트(0.55%) 상승한 14,305.03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36,000을 돌파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도 종가 기준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나스닥 지수는 올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완화적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에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이미 연준 내 대표적 매파 위원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 이후 높아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만한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내년 3월에 첫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60% 이상으로 높아졌다. 시장은 내년 최대 1.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UBS는 이날 보고서에서 연준이 내년 7월부터 금리를 인하해 총 2~3회가량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11bp가량 하락한 4.21%까지 밀렸으며 2년물 국채금리는 14bp가량 떨어진 4.55%까지 하락했다.

연준의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은 오는 13일로 그전에 11월 고용(12월 8일)과 물가(12월 12일) 지표가 나올 예정이다. 해당 지표에서 고용과 물가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하면 연준이 12월에 금리 인상 종결을 선언할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인플레이션이 3%를 웃도는 수준에서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근거가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해온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3%에서 정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여전히 2%에 도달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지표는 경기가 위축세임을 시사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7로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47.7을 밑도는 수준이다. ISM 제조업 PMI는 13개월 연속 50을 밑돌아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집계한 11월 제조업 PMI는 49.4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이전에 발표된 예비치와 같은 수준이며, 전달 기록한 50보다 하락한 것이다. 지수는 50 아래로 떨어지며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했다. 해당 수치도 WSJ 집계 예상치인 49.6을 밑돌았다.

애틀랜타 연은이 집계하는 국내총생산(GDP) 나우 모델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연율 1.2%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5.2%로 잠정 집계된 바 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통신을 제외한 10개 업종이 상승했다. 부동산 관련주가 2% 이상 오르고, 산업과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자재 관련주가 1% 이상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는 회사가 전날 사이버트럭 인도를 시작하며 판매가격을 공개한 가운데 0.5% 하락했다.

화이자의 주가는 하루 2회 복용하는 자사의 비만치료제 '다누글리프론'의 3상 임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에 5% 이상 떨어졌다.

화장품 판매업체 울타뷰티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 11% 가까이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이 완화적으로 읽혔다고 해석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도 침체 없는 완만한 성장을 달성하는 연착륙 시나리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시장은 오늘 발언을 약간 완화적 기조 쪽으로 기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주 전에 파월은 정책이 '제약적'이라고 언급했으나 오늘은 정책이 '제약적인 영역으로 잘 들어가 있다'라고 표현했다"라며 "시장이 그 미묘한 부문에 관심을 두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새글림벤 시장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투자자들이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경착륙 시나리오가 가능성에서 지워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36.3%,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2.7%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60%를 넘어섰다.

내년 5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0%,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7%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9포인트(2.24%) 하락한 12.63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12.69bp 하락한 4.227%를 기록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3.27bp 밀려나 4.567%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10.29bp 내려 4.41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34.6bp에서 -34.0p로 마이너스폭이 축소됐다.

이날 미국 10년물 금리의 하락폭은 지난달 14일 19bp 떨어진 이후 최대다.

파월 의장의 공개 발언이 이날 채권금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결론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는 환영할 만하지만 지속돼야 하고 인플레이션을 더 낮춰야 할 경우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입장을 취했는지, 또 정책이 언제 완화로 돌아설지 추측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짐작하는 것도 시기상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동시에 월가에서 확산되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 성격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기존과 비교해 다소 완화적으로 해석되는 발언도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국채금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주 발표된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둔화 흐름을 이어간 데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도 마무리된다면 다음은 기준금리 인하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사람들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에 맞서는 더 강력한 반대 쪽을 찾고 있었다"며 "파월 의장은 다른 말을 전혀 하지 않았고 시장이 비둘기파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데는 월러의 발언에 제동을 걸 명시적인 반작용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부정(denial)하고 싶을 수 있다"며 "아마도 투자자들은 그가 더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띌 수 있다고 보고 오는 13일 연준 회의에서 그런 심리가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파월의 발언을 무시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이 끝난 뒤 내년 1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14%로 전날의 4%에서 상승했다.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63%로 전날의 42% 수준에서 60% 이상으로 높아졌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 자문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파월이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가격 반영을 뒤로 늦추려고 애를 썼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6.859엔으로, 뉴욕 전장 종가 148.250엔보다 1.391엔(0.93%)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8793달러로, 전장 1.08837달러에서 0.00044달러(0.04%) 하락했다.

유로-엔 환율은 159.74엔으로, 전장 161.35엔보다 1.61엔(1.0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500보다 0.27% 내린 103.223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 기대를 차단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리인하 기대가 시기상조라는 발언에 그친 점에 주목했다.

달러화는 엔화 대비로는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로 하락하면서 지난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한때 103.72대로 올랐으나 103.11까지 저점을 낮췄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파월 의장 발언에 하락폭을 키운 점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장중 4.21%까지 저점을 낮춰 전일 뉴욕장 전산장 마감가 대비 10bp 인상 하락했다.

2년물 국채수익률도 한때 4.54%까지 내리면서 전장 가격대비 15bp 정도 급락했다.

하지만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로는 강세를 보였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유지됐지만 유럽의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에 따른 금리인하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082달러까지 낮아졌다. 이는 지난 11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7로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47.7을 밑도는 수준이다.

10월 건설지출은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6% 증가한 연율 2조 271억달러를 기록했다.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GDP나우 모델로 추정한 4분기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계절 조정 연율)가 1.2%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 11월 22일 2.1%에서 지난 11월 30일 1.8%로 낮아진 후 하루 만에 추가로 낮아졌다.

DZ뱅크 리서치의 하트멋 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약한 인플레이션 데이터로 인해 유로화는 지난 한 달 동안의 상승 추세에서 전환됐다"며 "약해진 인플레이션 지표가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하면서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역사적으로 연말까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MUFG의 데릭 할페니 리서치 헤드는 "11월에 이미 상당히 약세를 보인 달러화는 연말까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유로-달러 환율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9달러(2.49%) 하락한 배럴당 74.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에만 유가는 1.95% 하락해 6주 연속 약세를 보였다. 6주간 하락률은 16.54%에 달한다.

220만배럴의 감산에는 사우디의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이 포함된 것으로 실질적인 추가 감산 규모는 120만배럴가량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감산은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으로, 강제력이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트레이더들은 회원국들이 규정을 지키거나 감산 규모가 (유가를 떠받칠 만큼) 충분한 수준이라고 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공식적인 약속이 없다는 것은 동맹 내에 균열을 시사하고 있어 필요할 경우 추가 감축은 고사하고 목표치를 달성할 회원국들의 역량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산유국들이 내년 1분기까지 자발적 감산에 나서기로 했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협의체 차원의 공식적인 감산 합의에는 실패했다.

당장 앙골라는 OPEC이 요구하는 새로운 생산 쿼터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며 생산 쿼터보다 많은 하루 118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유국 내 균열이 심화하면 결국 감산 효과는 사라지고, 경기 둔화와 맞물려 유가를 더욱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내년 원유 공급에 차질로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많다며 유가가 70달러~100달러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등 중동 위험이 남아 있는 데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위험 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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