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금융시장은 차분하게 오르내리며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를 소화했다. 11월 CPI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까지 확인한 다음 방향을 정하겠다는 분위기로 읽힌다.

뉴욕증시는 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경계심 속에 보합권에서 좁게 움직이며 혼조 양상을 보였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나타냈다. 11월 CPI가 예상대로 둔화하자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 속에 하락 마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미국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오르고,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10월의 3.2%에서 둔화했으나, 전월 대비 수치는 시장의 예상을 웃돈 것으로 전달의 보합 수준에서 소폭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1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오르고,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다. 이는 10월의 전년 대비 4.0% 상승, 전월 대비 0.2% 상승과 비교해 전월 대비 수치가 소폭 오른 것이다.

이날 수치는 대체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가지 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줄어들었다.

다만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지난 9월보다는 내년 금리 인하 예상치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지난 9월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의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5.1%였다. 이는 내년 1회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0.25%포인트씩 4~5회가량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점도표와 함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힌트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3.01포인트(0.48%) 오른 36,577.9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1.26포인트(0.46%) 상승한 4,643.7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00.91포인트(0.70%) 뛴 14,533.40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11월 물가 지표와 다음날 예정된 FOMC 정례회의 결과를 주시했다.

S&P500지수 내 기술, 금융, 자재, 헬스, 산업 관련주는 오르고, 에너지, 유틸리티 관련주는 하락했다.

오라클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12% 이상 떨어졌다. 장난감업체 해즈브로의 주가는 장난감 판매 부진에 따른 인력 감축 소식에 1% 하락했다.

전날 20% 가까이 올랐던 메이시스의 주가는 차익실현 매물과 씨티의 투자의견 하향 소식에 8% 이상 하락했다. 초이스 호텔스의 주가는 회사가 윈덤 호텔스에 대한 적대적 인수에 나선다는 소식에 2%가량 떨어졌다.

포드의 주가는 전기트럭 F-150라이트닝에 대한 내년 생산량을 감축할 계획이라는 소식에도 0.8%가량 올랐다.

바이오기업 아이코사백스의 주가는 아스트라제네카가 11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50%가량 폭등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는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연준이 좀 더 인내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츠의 조시 잼너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의 더 광범위한 추세는 우리가 지난 2년간 경험한 것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수치에서는 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프린서펄 에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도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상황에서 이번 지표는 시장의 정책 완화 기대를 재확인하거나 정당화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감속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8.4%에 달한다. 내년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41.8%,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57.2%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6포인트(4.43%) 하락한 12.07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3.27bp 하락한 4.20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22bp 오른 4.739%를 가리켰다.

30년물 금리는 2.32bp 내려 4.30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48.8bp에서 -53.3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1월 CPI는 이날 시장을 크게 움직이지는 못했다. 시장 전망치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시장은 불확실성 제거 정도로 재료를 소화하는 모습이다. 주요 국채금리는 이날 보합권에서 계속 오르내렸다.

다만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역전폭이 50bp를 넘어 53bp선까지 확대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장단기 금리 격차가 역전된 것을 넘어 다시 격차를 벌린다는 것은 시장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갈수록 크게 반영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주 초 40bp대였던 금리 격차는 일주일 사이에 10bp 가까이 늘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물가 흐름이 유지된 만큼 시장은 FOMC 회의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에선 근원 CPI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의 물가 목표치와 괴리가 있기 때문에 조기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11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를 유지했다"며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와 괴리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연준은 고금리 여건을 더 오래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볼 회장은 "현재 수준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작아졌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섣불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런 만큼 분기 말마다 나오는 점도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근원 CPI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를 크게 웃돌기 때문에 점도표상 금리 인하 전망이 아니면 금리 인하론은 당분간 힘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

대신 점도표에서 내년 말 연방기금 금리 중간값이 현재의 5.1%보다 내려간다면 시장은 조기 금리 인하론을 자산 가격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한편 이날 미국 재무부는 30년물 국채를 4.344%의 금리에 발행했다. 입찰 당시 평균 금리 4.347%보다 약간 낮았으며 수요는 견조했다고 시장은 평가했다.

응찰률은 2.43배로 지난 6개월 평균 2.41배보다 소폭 높았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68.5%로 6개월 평균치 68.6%와 거의 같았다. 직접 낙찰률은 17.3%로 6개월 평균치 19.1%에 못 미쳤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14.2%로 6개월 평균치 12.4%보단 높았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5.501엔으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6.204엔보다 0.703엔(0.48%)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7971달러로, 전장 마감가 1.07644달러보다 0.00327달러(0.30%)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57.05엔으로, 전장 157.38엔보다 0.33엔(0.21%)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4.080보다 0.27% 하락한 103.799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CPI에 주목했다.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로는 둔화 조짐을 보였지만 전월 대비로는 별로 누그러지지 않았다.

달러화는 일단 인플레이션이 크게 반등하지 않았다는 점에 약세로 기울었다.

달러-엔 환율은 CPI 발표 직후 144엔대로 내렸다 145엔대에서 지지됐다.

일본은행(BOJ)이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는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CPI 완화가 별로 크지 않아 미 연준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은 12월 FOMC 회의 첫날로, 결과가 오는 13일에 나오는 만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달러화는 엔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미국 CPI 발표와 함께 1.082달러까지 고점을 높인 후 1.079달러대에 거래됐다. 이는 전장에서 1.076달러대에 마감한 것보다 약간 오른 수준이다.

독일의 12월 경기기대지수가 전월보다 개선된 점도 유로화를 뒷받침했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12월 경기기대지수는 12.8을 기록해 직전월의 9.8을 웃돌았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과 영국보다 더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하다.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가 가장 크게 나타나면서 유로화 반등폭은 제한됐다.

단스케은행의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CPI 둔화와 수요일 연준 통화정책 회의를 예상하며 유로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엔 환율과 관련해 켈빈 웡 오안다 애널리스트는 "기술적인 분석으로 볼 때 달러-엔 환율이 하락했다"며 "단기 지지선은 144.20엔 수준"이라고 말했다.

모넥스 유럽의 사이먼 하비 FX분석 헤드는 "미국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 3.1% 상승해 소폭 완화된 것으로 나오고, 연준이 내년 초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별로 주지 않아 달러화는 초기 손실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는 연준이 좀 더 신중한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 준 만큼 트레이더들이 달러화를 다시 샀다"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71달러(3.80%) 하락한 배럴당 68.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6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이며 유가는 지난 9거래일 중에서 7거래일간 하락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로 유가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음날 나오는 미국의 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가 커졌으나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11월 인플레이션이 전달보다 소폭 오름세를 보이면서 연준이 내년에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서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의 제이슨 솅커 사장은 연준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 근방에도 안 갔다며 이번 보고서는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를 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연준의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유가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날 나오는 연준 회의 결과에서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세에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내년 원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EIA는 월간 보고서에서 브렌트유가 내년에 평균 82.57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1월 전망치 대비 11.4%가량 낮은 수준이다.

내년 WTI 가격은 평균 78.07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 기존 전망치 대비 12.5% 하향 조정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노르웨이 국적의 유조선 '스트린다호'를 예멘 근해에서 미사일로 공격했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후티는 해당 유조선은 이스라엘로 향하던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중동 내 반미, 반이스라엘 세력의 한 축으로서 홍해 주변 민간 선박을 공격해 확전 우려를 자극했다.

스톤엑스의 캔자스 시티 에너지 팀은 "반군들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개입하려는 행동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원유 운송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보다 위험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공격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시설로 이동하지 않았으며, 유가가 해당 지역에서의 긴장 고조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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