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준비 사무실 향하는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
(과천=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3.12.5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직업 관료 출신으로 무난한 기용이라는 평가를 받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이력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박상우 후보자는 지난 2016년 LH 사장에 취임해 2019년 임기를 마쳤다. 퇴임 후 그는 피앤티글로벌이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는데 이 회사는 작년 9월 해외건설협회와 함께 LH로부터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2억7천만 원에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가 주계약자이고 피앤티 글로벌은 공동이행업체였다.

박 후보자는 "LH 연구용역은 2개 업체가 공개 경쟁입찰에 참여해 외부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계약자가 선정된 것"이라며 "해외 건설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입찰 제안서를 내 선정됐으므로 전관예우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국토부가 지난 12일에 발표한 LH 혁신안을 살펴보자.

혁신안은 LH의 문제점 중 하나로 전관 카르텔을 언급하며 수주업체 중 업계 순위가 현저히 낮은 전관업체가 다수 존재하는 등 전관 여부가 수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취업심사 대상을 부장급인 2급에서 차장급인 3급으로 확대하고 2급 이상인 전관이 재취업한 업체는 입찰 참가를 제한하기로 했다. 3급 퇴직 직원이 재취업한 회사에도 낙찰이 어려운 수준으로 대폭 감점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우 후보자는 퇴임 후 LH 사장 재직 시 성과를 바탕으로 3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도 수령했다. 그런데 국민적 공분을 산 LH 직원 토지투기 의혹은 박 후보자가 사장으로 재임하던 2017년~2018년에 벌어졌다.

박 후보자의 후임이었던 변창흠 사장은 이후 국토부 장관에 올랐지만,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직에서 물러났고 LH 사장으로 받은 성과급은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성과급과 관련해 "정해진 제도에 따라 지급된 성과급을 받은 것"이라며 성과급을 반환하거나 기부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LH 혁신방안과 건설 카르텔 혁파 방안에 대해 "공공주택 부문에 경쟁을 도입하고 전관 유착을 차단하는 한편, 설계-시공-감리 간 상호견제 및 균형 확보를 통해 부실공사와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LH혁신방안 등을 착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LH개혁은 이번 정부에서만 추진했던 일이 아니다. 지난 정부에서도 강도높은 혁신을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인천 검단 아파트의 철근누락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처참했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행 의지인 셈이다.

박 후보자가 정말로 LH혁신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면 자신부터 LH에서 수주한 연구용역, 성과급 등을 혁신방안의 취지에 맞게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오는 20일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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