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배민·휴젤 초기 투자 유니콘 감별사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다올인베스트먼트를 품으며 벤처캐피탈 시장에 진출했다. 다올인베스트보단 그 전신인 KTB네트워크로 더욱 유명한 1세대 벤처캐피탈의 역량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내재화했다.

이젠 KTB네트워크와 다올인베스트먼트라는 사명 대신 '우리벤처파트너스'로 백년대계를 꿈꾸고 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해 출범하면서 초대 사령탑으로 김창규 대표를 선임했다. 전신이었던 KTB네트워크부터 다올인베스트먼트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인사다.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인수한 자회사 대부분이 출범 당시 대표이사를 교체했던 것을 감안하면 김 대표의 재신임은 이례적이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투자 내역들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가 왜 김 대표를 신임했는지 바로 파악이 가능하다.

그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다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에 초기 투자해 이름을 날렸다. 유니콘 발굴로 증명된 투자 전문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는 3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분기는 다올인베스트먼트가 우리금융지주에 인수합병(M&A)되는 과정에만 집중해야 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화가 이뤄진 만큼 올해에는 실적으로 역량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우리벤처파트너스의 핵심 과제로 스페셜시츄에이션(SS) 부문의 활성화를 꼽았다. 스페셜 시츄에이션 부문은 지난해 우리벤처파트너스 출범과 함께 탄생한 조직이다. 벤처조합(VC) 비히클로 해결하지 못하는 투자를 진행한다.

그는 "스페셜 시츄에이션 부문은 기업구조조정(CRC) 펀드나 사모펀드(PE), 세컨더리펀드, 프로젝트 등을 다양한 기법으로 투자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올해 해당 부문의 기반을 다지는 데 방점을 찍은 만큼 내부에서 관련 인원을 충원했고 신규 인원도 지속적으로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펀드레이징 목표는 2천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비축해둔 드라이파우더(투자여력) 4천억원을 더해 1천50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펀드레이징을 위해 모태펀드 출자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그는 "금리 인상이 장기화 돼 밸류에이션이 조정되면서 투자하기엔 좋은 시기"라면서도 "여전히 민간 출자사들이 곳간을 열지 않아 펀드레이징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업 등을 주목하고 있지만 AI 분야의 경우 최근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고민"이라며 "AI 융합 기술과 하드웨어, 확장현실(XR) 분야 투자로도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에는 KTB네트워크 시절인 2014년 결성한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의 청산도 예정돼 있다. 해당 조합은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시그니처 펀드이자 전설로 남을 만한 펀드라는 평가다.

2014년 5월 682억원 규모로 결성한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은 국민연금공단과 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성장사다리펀드 등이 출자사(LP)로 참여했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김 대표가 직접 맡고 있다.

해당 펀드로 초기 투자한 기업 가운데 6곳이 유니콘의 뿔을 달았다. 국내에선 우아한형제들과 비바리퍼블리카, 휴젤(보툴리눔 톡신)이 이에 해당한다. 김 대표가 직접 딜 소싱한 기업들이다.

미국의 로보틱스 수술 플랫폼 기업 오리스헬스와 중국의 바이오 기업 칼스젠, 인도의 부동산 플랫폼 기업인 노브로커 등 해외 유니콘 기업도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을 재원으로 활용했다.

그는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은 이미 2천500억원 이상 회수해 3.7배 이상의 멀티플을 기록했다"며 "미회수 잔량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청산 시 내부수익률(IRR) 30%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 5년 전 약 80억원 투자했던 비모뉴먼트(뷰티 브랜드 달바 운영)도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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