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유증, 차입금 줄고 보유현금 늘어
일반 대상 컨콜 방식 IR 진행…시장 소통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오션의 재무 상태가 지난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재무 관련 주요 지표들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다.

주요 배경으로 '한화그룹 합류'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한화오션에는 최대주주 변경이란 '대형 이벤트'가 있었다. 이를 계기로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자본을 확충했고, 생산 공정 안정화 노력 등으로 영업흑자 코앞까지 바싹 다가갔다.

21일 한화오션이 공개한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체 차입금은 2조1천912억원으로 2022년 말(2조6천872억원) 대비 1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차입금이 5천억원 가까이 줄었다는 얘기다.

동시에 보유 현금(현금성자산 및 장단기금융상품 포함)은 7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2022년 말 1조1천523억원에서 작년 말 1조9천246억원으로 1년 새 67%가 늘었다.

[출처:한화오션]

 


현금이 증가하고 차입금은 감소하며 순차입금이 2천억원 대로 급감했다. 작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2천666억원으로 직전해(1조5천349억원)보다 82.6% 적다. 보유 현금이 차입금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해졌다고 볼 수 있다.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는 한화오션의 현금 사정이 좋아진 건 유증 덕분이다. 한화오션은 작년 5월 피인수 당시 2조원에 이어 11월에도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했다.

특히 작년 11월 유입된 대금은 아직 그대로 갖고 있다. 당시 ▲시설자금 5천700억원 ▲운영자금 2천71억원 ▲타법인증권 취득 7천200억원 등의 목적으로 쓰겠다고 했다.

한화오션 CFO인 신용인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유증 금액의 상당 부분이 올해 안에 집행될 것"이라며 "현재 계획으론 많게 보면 절반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의 유증은 한화오션의 자본이 7천449억원에서 4조3천120억원으로 확충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시에 부채는 1조1천523억원에서 9천6천326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2022년 말 1,542.6%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이 223.4%으로 낮아졌다.

신 부사장은 "유증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지며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며 "성장을 위한 투자가 가능한 체력을 갖추게 됐다"고 자평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화오션은 이날 처음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언론, 일반 등을 대상으로 하는 컨퍼런스콜 방식의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이 역시 한화그룹 편입 후 생긴 변화다. 홈페이지에 접속만 하면 소액주주 등 누구나 컨콜을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은 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을 상대로 한 비공개 IR만 진행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컨콜도 유증 같은 이벤트 때만 개최하곤 했다.

이번에 변화를 준 건 시장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기업가치 제고를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볼 수 있다.

이날 컨콜에는 재무실장(CFO)인 신용인 부사장과 한상윤 IR팀장(전무)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한화그룹에 몸담아온 재무와 IR 전문가다. 사업부별 실무 담당자도 모두 자리했다. 백창섭 상선영업팀장(수석)과 배선태 특수선영업담당(수석), 해양영업담당 조용석 수석이 질의에 답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업손실 1천96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적자 규모를 1조4천억원 이상 줄였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생산 안정화와 지체 보상금 관련 소송 승소에도 원가 상승과 임금 상승 등 일회성 비용 반영의 여파다.

매출은 7조4천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4% 확대됐다. 상선과 특수선, 해양사업부에서 골고루 매출 성장을 이룬 결과다. 특히 외국인을 포함한 인력 충원과 생산 공정 안정화 노력으로 건조 물량이 증가하고, 선가가 높은 LNG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높아진 영향이 주효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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