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물 희소성 부각…스프레드 부담은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도로공사가 10년물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서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주 5년물 유찰을 택하기도 했으나 장기물 조달에서는 탄탄한 투자 심리를 확인한 모습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물론 부산교통공사 역시 일부 만기물을 민평보다 낮게 찍기도 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두 종목의 강세가 공사채 시장 전체를 대표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채 시장은 여전히 가산금리(스프레드) 부담이 드러나면서 주춤해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도로공사, 장기물 투심 확인…증액·언더 성사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AAA)는 이날 10년물 채권 입찰을 통해 2천억원어치 발행을 확정했다. 투자자 모집에는 3천7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당초 발행 규모를 예정액이었던 1천억원 안팎에서 2천억원으로 늘렸다.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민평 보다 1bp 낮은 수준이다. 발행 규모를 늘렸지만, 여전히 언더 조달에 성공한 셈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일 입찰에서 유찰을 택했던 곳이다. 당시 3년물은 1천400억원 조달을 확정했지만 5년물은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금리 수준 등이 기대보다 높게 형성되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됐다.

공사채 시장은 이전까지 호조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유찰은 이목을 끌었다. 이후 채권 입찰에 나선 공기업 대부분이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 한풀 꺾인 투자 분위기가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이번 조달로 장기물에 대한 견조한 투자 심리는 드러나는 모습이다. 만기 10년 이상 장기물의 경우 해당 물량을 필요로 하는 투자 수요 대비 공급량이 적어 희소성이 부각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의 강세에도 최근 약세로 뒤바뀐 공사채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는 반전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물량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평보다 더 낮은 스프레드로 발행이 이뤄졌을 것"이라며 "수량을 예정보다 많이 늘리면서 언더 폭이 좁아진 측면도 있겠지만 확실히 이전보단 한풀 꺾인 투자 심리가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도 일부 언더…공사채 약세는 지속

전일 입찰을 진행한 부산교통공사(AAA) 역시 일부 만기물이 민평보다 낮은 금리를 보였다.

만기는 3년과 5년물로 입찰에는 각각 1천400억원, 4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부산교통공사는 3년물 200억원, 5년물 100억원을 찍기로 했다.

스프레드는 3년물 3.62%, 5년물 3.729%였다. 입찰 전일 기준 동일 만기 민평 대비 3년물은 -6.7bp, 5년물은 +3.1bp 수준이었다.

부산교통공사가 3년물 발행에서 강세를 드러내긴 했으나 이 역시 시장을 대표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사채 조달 시 상당한 수준의 수수료를 감내하는 곳인 만큼 발행 스프레드가 시장 눈높이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유통시장에서도 대부분의 공사채가 민평보다 높은 금리로 거래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장외채권 건별체결내역'(화면번호 4502)에 따르면 이날 시장에서 100억원 이상 거래된 공사공단채 중 민평보다 낮은 금리를 보인 건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전력공사, 인천도시공사 등이 찍은 일부 채권뿐이었다. 이외 물량은 모두 민평과 같거나 높은 스프레드로 거래됐다.

3년물 기준 'AAA' 공사채와 국고채 간 스프레드도 확대되고 있다. 해당 지표는 지난 21일 24.7bp까지 좁혀진 후 상승해 전일 26.3bp 수준을 보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사채 3년물과 국고채 스프레드가 20bp대로 좁혀지면서 금리 부담이 드러나고 있다"며 "최소 40bp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계속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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