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물산에서 성과주의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국내 건설업계 시공 능력 평가액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이기도 한 삼성물산이기에 당연히 엄격한 성과주의가 작동할 것 같지만 사업 부문 대표들의 보수는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개된 2023년 사업보고서에는 사업부문 대표들의 보수가 기재됐다. 보수총액 1위는 고정석 상사부문 대표였다. 고정석 대표는 급여 8억4천만 원에 상여 18억7천700만 원, 기타소득 1억2천900만 원, 퇴직소득 35억9천900만 원 등 총 64억4천500만 원을 수령했다.

오세철 건설 부문 대표는 급여 6억5천200만 원에 상여 12억100만 원 등 19억7천600만 원, 정해린 리조트부문 대표는 급여 7억3천900만 원에 상여 4억9천600만 원으로 13억1천200만 원, 이준서 패션 부문 대표는 급여 3억4천700만 원에 상여 5억4천200만 원 등 9억5천200만 원을 수령했다.

고정석 상사부문 대표는 퇴직소득을 제외한 급여와 상여만으로도 27억1천700만 원을 수령해 4개 부문 대표 중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오세철 건설 부문 대표의 전체 보수보다도 7억4천만 원을 더 받았다.

지난해 삼성물산 4개 부문이 회사의 외형이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사업 부문 대표에 대한 이런 보수지급은 성과주의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19조3천100억 원에 영업이익 1조342억 원을 올렸다. 상사부문은 매출액 13조2천660억 원에 영업이익 3천602억 원을 신고했다.

매출액으로 보나 영업이익으로 보나 건설 부문의 실적이 월등했다. 그런데도 건설 부문 대표의 급여나 상여가 상사부문에 훨씬 못 미쳤다.

다른 사업 부문과 비교해보면 삼성물산의 성과주의는 더욱 모호했다.

리조트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3조5천739억 원, 영업이익 1천943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건설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19%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리조트 부문 대표의 급여는 건설 부문 대표보다 13% 더 많았고 총보수에서도 6억 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사업보고서에서 임원의 상여에 대해 목표 인센티브, 성과 인센티브, 장기성과 인센티브 등을 기준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목표 인센티브는 부서별 목표 달성도에 따라, 성과 인센티브는 회사손익목표 초과 시 이익의 20% 범위 내에서 경영위원회가 결정한다.

장기성과 인센티브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주당수익률, 세전이익률 등을 평가해 3년 평균연봉을 기초로 이사보수 한도 내에서 3년간 분할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삼성물산은 이와 관련해 "임원처우규정에 따라 직급, 위임업무 성격, 수행결과 등을 고려해 보수를 결정하는데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보고서에서 밝힌 기준에 따라 엄밀한 평가를 거쳐 지급한 것이겠지만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 사업 부문 대표가 영업이익 3천억원대의 사업 부문 대표보다 성과에 따른 상여를 작게 받는 것에 대해 타당하다고 생각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한 가지 더. 지난해 삼성물산에서 가장 많은 상여를 받은 사람은 현역 임원이 아닌 최치훈, 이영호 등 2명의 고문이었다. 최치훈 고문은 45억9천600만 원, 이영호 고문은 21억6천400만 원의 상여를 받았다.

EPC 경쟁력 강화 TF팀장인 강병일 사장은 오세철 건설부문 대표보다 많은 13억9천만 원의 상여를 받았다. (기업금융부 남승표 기자)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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