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사외이사 선임…사외이사 3명→4명
김경배 사장, 이사회 의장·위원장 겸직…권한 집중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HMM이 사외이사진을 확대한다. 기존 3명이었던 사외이사를 4명으로 늘린다.

이사회 내 성별 다양화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여성 사외이사를 처음으로 선임해 다양성과 전문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단 계획이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높아진 만큼 역할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오는 28일 여의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후보에는 우수한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와 이젬마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 정용석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이 올랐다.

이 중 우 교수만 재선임이고 이 교수와 정 고문은 신규 선임이다.

이사회 측은 "이 후보는 풍부한 경험과 경영전문가로서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리스크 관리 및 ESG 경영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정 고문에 대해선 "한국산업은행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금융전문가로 다수 기업의 경영 정상화에 이바지했다"며 "회사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의 준법과 투명성 확립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 사람이 주총 문턱을 넘으면 사외이사진이 4명으로 개편된다. 작년 3월 선임돼 아직 임기가 남은 서근우 사외이사까지 포함해서다.

HMM이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건 2022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맞춰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꾸리지 않기 위해서다. 후보 중 이젬마 교수가 여성이다. 선임 시 HMM의 최초 여성 사외이사가 된다.

앞서 HMM은 작년 5월 발간한 지배구조보고서에서 "내외부의 인재풀을 통해 여성 이사 선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성 이사 선임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의 '6인 체제'로 바뀌게 됐다. 전체 이사 수의 3분의 2, 66.7%가 사외이사다. 이전까진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5인 체제'였다.

사외이사 비중이 이렇게 높아지는 건 2017년 이래 7년 만이다. 그동안 HMM의 사외이사는 늘 사내이사보다 1명 많았다. 상법상 이사회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는 조항을 준수하되 하한에 맞춘 셈이다.

사외이사 비중이 높아진 만큼 역할도 커질지 주목된다. HMM의 경우 채권단 관리 체제 특성상 김경배 대표이사(사장)에게 대부분의 권한이 집중된 모습을 보여왔다.

구체적으로 김 사장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재경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 산하 4개 위원회 중 김 사장이 위원장이 아닌 곳은 감사위원회가 유일하다. 전원 사외이사(3명)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는 이사회 독립성과도 직결된다. 한국ESG기준원 등 지배구조 평정 기관들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해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의 역할을 확대하라고 권고한다.

이에 최근엔 이사회 의장뿐 아니라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경우도 점점 흔해지는 추세다.

HMM 역시 지배구조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와 해운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 등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면서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꾸준히 밝혀왔다.

이사 숫자가 1명 늘지만, 이사보수 한도는 작년과 동일한 수준(20억원)으로 유지한다. 지난해의 경우 실제 지급액은 15억원에 그쳤다. 이에 기존 한도도 충분히 넉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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