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장부가액 6천840억…상황 나아졌지만 반등 요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대한항공[003490]이 지난해 미국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IC·Hanjin International Corporation)에 대해 2천70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장부가액 전액을 손상차손 처리한 뒤 지난해 1조원 가까이 신규 출자했으나 다시 평가손실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보단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IC의 작년 말 장부가액은 6천840억원으로, 대한항공이 지난해 출자한 9천508억원 대비 2천668억원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HIC는 대한항공의 100% 미국 자회사로 LA에 있는 윌셔그랜드센터를 소유 및 운영하는 곳이다. 호텔 영업과 사무실 임대로 매출을 올린다. 대한항공은 2017년 6월 73층 규모의 호텔·오피스 복합 건축물 윌셔그랜드센터를 개관해 운영해 왔다.

윌셔그랜드센터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며 불거졌다. 여객 운송과 마찬가지로 호텔사업도 수요 급감에 직면해 영업 적자가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에도 높은 임대료에 따른 공실로 개관 이래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던 HIC는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

 

대한항공은 2020년 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HIC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가격 등 매각 조건이 맞지 않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매각 재추진을 목표로 기업가치 회복에 힘쓰며 호텔·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그 사이 대한항공이 평가하는 HIC 지분 가치는 매년 하락해왔다.

대한항공이 HIC에 최초 투자한 금액은 1조1천억원가량이다.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019년 말 기준 장부가액은 7천561억원이었다.

대한항공은 2020년 하반기 7천343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보유 주식 수와 지분율은 그대로인데 장부가액이 최초 취득 금액의 2% 수준(219억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영업실적 악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회계상 손상차손은 보유자산의 가치가 시장 가격의 급락 등으로 장부 가격 대비 크게 떨어지는 경우 반영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듬해(2021년) 나머지 219억원 전액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시장 가치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초 HIC가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9천508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 개선을 돕는 게 목적이었다. 이 중 2천668억원을 다시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HIC는 지난해 1천42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마찬가지로 매각에 실패한 100% 자회사 왕산레저개발도 지난해 403억원의 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인식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참여 형태로 수혈한 406억원에 맞먹는 금액이다.

대한항공은 비주력 사업인 왕산레저개발도 2020년부터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해오고 있으나 의미있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2022년 매각예정자산에서 종속기업투자로 분류를 변경했지만, 여전히 거래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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