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총선 이후 불거질 수 있는 불확실성을 피해 이전에 모든 발행 절차를 마치고자 서둘러 관련 작업에 돌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연초 조달 타이밍을 놓친 기업들의 발행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일러스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21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내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은 총 15조903억원이다. 월별 만기 물량이 15조원을 넘는 건 지난 10년 내 처음이다.

회사채 만기물은 대부분 차환 발행된다. 이에 기업들의 4월 발행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내달 총선이 예정된 터라 분위기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미 총선 이후 생길지 모를 불확실성을 피하면서 연초 효과까지 보기 위해 다수의 기업이 1~2월 중 발행을 마쳤다. 하지만 연초를 놓친 기업들은 총선 전 조달을 끝내기 위해 서둘러 작업에 나서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총선 전에 회사채를 찍기 위해서는 이달 사업보고서 제출 후 곧바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조달해야 한다"며 "총선 이후 부동산 관련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데다 금통위 또한 대기 중이라 각종 이슈를 피하기 위해 시장을 찾아야 하는 기업들이 작업을 서두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다음 주 회사채 발행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오는 27일 롯데칠성음료(AA)와 넥센타이어(A), 한화호텔앤드리조트(A-) 등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이튿날인 28일에는 한국항공우주(AA-)와 금호석유화학(A+)가 투자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일부 기업은 수요예측은 물론 발행일까지 총선 전에 마치고자 서두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발행 금리가 수요예측 이후 납입 전일에 확정된다는 점에서 금리 변동성마저도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총선 전 발행까지 마치기 위해서는 늦어도 4월 초에 수요예측을 끝내야 한다. 이에 내달 1일에는 SK하이닉스(AA)와 교보증권(AA-), OCI(A+)가, 2일에는 GS파워(AA)와 LS엠트론(A), 코오롱인더스트리(A), HD현대일렉트릭(A-) 등이 수요예측을 진행할 전망이다.

물론 총선 이후를 겨냥하는 곳들도 있다. 내부 사정 등으로 선제 조달을 마치지 못한 기업들은 마지못해 총선 이후 발행에 나설 수밖에 없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대부분의 기업이 서둘러 채권을 찍고 싶어 했던 만큼 총선 이후는 사실상 이미 타이밍을 한번 놓친 것"이라며 "다만 총선 전에 찍지 못한 곳들도 있어 이후에도 1~2월 같은 활황은 아니겠지만 차환 등을 위한 발행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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