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6월29일 이후 최고인 151.966엔 장중 고점 기록

日 재무상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결정적(단호한) 조치' 언급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엔화 약세가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장중 일본은행(BOJ) 정책심의위원의 도비시(비둘기파)한 발언 속에서 수급이 빠르게 변하는 모습이다. 34년 만에 새 고점을 갈아치웠다.

외환당국은 지체 없이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결정적(단호한) 조치(?固たる措置·decisive steps)'라는 단어가 들어가면서 달러-엔 환율 레벨은 다시 급격히 낮아졌다.

27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현재가(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3분에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0.24% 오른 151.966엔의 장중 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장중 고점을 기준으로 지난 1990년 6월 29일 이후 최고치다. 당시 달러-엔 환율은 152.35엔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날 이후 달러-엔은 152엔을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 19일 BOJ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한 이후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 금리인상을 선반영 한데다, 완화적인 금융 여건을 지속하겠다는 BOJ의 스탠스가 노출되면서다. 이른바 추가 긴축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다.

이날 속도 조절론을 지지하는 BOJ 고위관계자의 추가 발언이 출현했다. 다무라 나오키 BOJ 정책심의위원은 아오모리현 금융 경제 간담회 연설에서 "경제, 물가 금융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ゆっくりと、しかし着?に)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달러-엔 환율은 레벨을 급격히 높였다. 이때는 달러-엔의 장중 고점이 151.802엔이었다. 다무라 심의위원이 BOJ 내에서 매파로 여겨지는 탓에 시장이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까지 낮아졌다.

이후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 약세와 수급 변동이 겹치면서 달러-엔 환율은 34년 만에 신기록을 썼다. 주식시장 강세에 엔화 약세가 긍정적이라는 심리, 당국의 개입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는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엔 급등 국면에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발언도 전해졌다. 그는 국회에 출석해 "임금 인상 기대로 가계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도쿄외환시장의 일방적인 달러 매수에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상은 기자들과 만나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적 조치(decisive steps)'를 포함한 어떠한 조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어 표현으로는 '?固たる措置'라는 단어가 쓰여 '단호한 조치'로도 받아들여진다. 이전보다 구두개입의 강도가 세졌다.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은 다시 낮아지고 있다. 낮 12시 12분에 151.602엔까지 내려왔다. 이후 151.70엔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실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한층 커졌다.

미즈호 은행의 비슈누 바라단 아시아(일본 제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후반에 발표될 미국 PCE 데이터를 앞두고 위험 선호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27일 장중 달러-엔 환율 차트

jh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1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