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 대체해 매달 450억달러 장기 국채 매입키로

실업률 6.5%ㆍ인플레 2.5%…초저금리 '문턱' 정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확대에도 혼조세를 나타냈고 미국 국채가격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해 하락했다.

유로화는 Fed의 추가 부양책으로 주요 통화에 대해 올랐고 유가도 상승했다.

Fed는 이날까지 이틀 동안 열린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1월부터 매달 450억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달 말 종료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프로그램을 대체하기 위해 같은 액수만큼의 국채를 추가로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Fed는 지난 9월에는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까지 더하면 Fed가 사들이는 채권의 규모의 내년에도 매달 850억달러로 유지된다.

Fed의 추가 부양책은 QE3를 확대한 것으로, 시장은 이에 앞서 4차 양적완화(QE4)라는 이름을 붙여 이를 예상해 왔다.

Fed는 그러나 이번 추가 부양책에서는 6~30년 만기 국채를 매입했던 OT와 달리 4~6년 만기의 국채도 매입하기로 하고 그 비중을 23%로 정했다.

20~30년 만기 국채의 비중은 29%에서 27%로 줄어들고, 10~20년물 국채는 4%에서 2%로 줄어들 예정이다.

Fed는 이와 함께 실업률이 6.5%를 웃돌고 인플레가 2.5%를 밑도는 한에는 초저금리(0~0.25%)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Fed가 금리 인상으로 돌아설 수 있는 일종의 '문턱'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Fed가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99포인트(0.02%) 하락한 13,245.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64포인트(0.04%) 오른 1,428.48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49포인트(0.28%) 하락한 3,013.81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QE4 정책을 발표한 것에 힘입어 올랐으나 장 후반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벤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도 투자심리를 고무시키지 못했으며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버냉키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6.5%라는 실업률 기준이 FOMC의 장기 목표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최대 고용을 달성하기 전에 Fed가 경기조절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정절벽 문제에 대해 이에 따른 불확실성과 비관적 전망 때문에 기업의 투자와 고용 결정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 정치권에 타협점을 찾으라고 재차 촉구했다.

이에 앞서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는 재정절벽 협상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이견이 여전히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향후 10년간 1조4천억달러 규모의 세수 증대안은 하원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공화당은 지출 감축을 원한다고 재확인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낮아졌다.

미 노동부는 11월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0.9%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5% 하락을 예상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화학업체 듀폰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것에 힘입어 상승했다.

애플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증권사 스턴 어지는 애플의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아이폰 매출은 늘어날 수 있지만 아이패드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혼하이, 샤프 등과 함께 TV 디자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나스닥지수 편입 첫날 1% 넘게 하락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Fed의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06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03달러보다 0.0061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8.67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7.33엔보다 1.34엔이나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83.2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82.54엔보다 0.66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지난 4월 이래 처음으로 83엔대로 진입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일본은행(BOJ) 역시 대규모 자산 매입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 주요국들의 환율 전쟁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QE4 발표로 유로화가 지난 10월17일 기록한 최고치인 1.3140달러까지 상승할 발판이 마련됐다면서 이번 정례회의 성명에서 달라진 것은 기준금리를 특정 레벨의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에 연동하도록 정책결정 방식을 바꾼 데 있다고 부연했다.

Fed는 FOMC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지난 여름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버냉키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은 `자동항법장치(autopilot)'가 아니다"라며 긴축 정책이 시행된다 해도 "상당히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실업률이 6.5% 아래로 하락한다면 Fed가 자동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FOMC 성명이 예상치에 부합한 데다 추가 부양책이 인플레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돼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3/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높아진 연 1.704%를 보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5/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6bp 상승한 2.902%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오른 0.654%를 기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의 QE4 발표에도 국채가격이 상승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Fed의 발표가 예상에 부합해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Fed가 일정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을 금리정책의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을 실었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Fed가 즉각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실업률 목표치가 6.5%라면 이는 지난달 실업률인 7.7%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수치라면서 따라서 실업률 목표치 제공은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긴축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런 조건 가운데 하나가 충족되면 통화정책 긴축이 자동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는 실업률이 6.5% 아래로 하락한다면 Fed가 자동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편, 미 재무부는 이날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결과는 해외 수요 감소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국채가격이 개장 초의 낙폭을 축소했다. 이날 입찰은 FOMC 성명 발표로 오전에 실시됐다.

낙찰금리는 연 1.652%를 보였다. 이는 사상 3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95배를 보여 지난 8차례 평균인 2.98배와 거의 같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4.2%를 나타내 지난 평균인 39.7%를 대폭 하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2.7%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22.4%를 대폭 상회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Fed의 추가 부양책 발표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98센트(1.1%) 높아진 86.77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키로 한 데다 Fed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유시장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약세를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Fed 성명 발표 뒤 87.68달러까지 올랐던 유가의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지난 12월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 고가 80만배럴 증가했다고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했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25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500만배럴 늘어났고 정제유 재고 역시 300만배럴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250만배럴과 125만배럴 각각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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