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재정절벽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불안감이 나타나 하락했다.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성탄절 연휴를 마치고 복귀한 의회와 백악관은 재정절벽에 관한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협상 시한인 31일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엔화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가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약세를 보였다.

유가는 기술적 매수세가 일면서 급등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쇼핑시즌 판매 부진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4.49포인트(0.19%) 하락한 13,114.59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전장대비 6.83포인트(0.48%) 밀린 1,419.83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44포인트(0.74%) 내린 2,990.1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절벽 협상을 위해 휴가에서 조기 복귀한다는 소식에 협상에 대한 기대로 상승 출발했으나 이후 불안심리가 번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 판매 실적이 저조했다는 소식에 월마트를 비롯한 주요 소매업체들이 하락을 주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스터카드 어드바이저스 스펜딩 펄스(MCASP)'에 따르면 성탄절을 앞둔 두 달 동안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쳐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증가폭 3~4%를 크게 밑돈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계획보다 빠른 27일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의회도 같은 날 성탄절 휴회를 마치고 개원함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은 마지막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을 맞아 많은 트레이더들이 휴가를 떠나고 유럽증시도 성탄절 다음날인 '박싱데이(Boxing Day)'를 맞아 휴장함에 따라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블랙베리 제조업체 리서치인모션(RIM)은 새 모델인 블랙베리10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된 영향으로 12% 가까이 급등했다.

블랙베리10은 내달 30일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0월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9월 0.2% 상승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대 도시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로는 4.3% 상승해 2010년 5월 이래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12월 제조업지수는 5를 기록, 전달의 9에서 하락했으나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인 제로는 웃돌면서 확장세를 이어갔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재정절벽 불확실성이 상존해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24일보다 6/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bp 낮아진 연 1.757%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3/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2bp 이상 떨어진 2.923%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24일보다 2bp 밀린 0.764%를 나타냈다.

25일 채권시장은 성탄절로 휴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재정절벽 협상이 더 진전되지 않고 있는 데다 저가매입세가 유입돼 국채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 정치권이 예산협상 마감 시한인 오는 31일에 협상을 타결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재정절벽 현실화 우려가 상존해 안전자산 매입세가 일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재정절벽 협상이 확실한 진전을 보일 때까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1.55-1.85%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5일이 지나면 올해가 마무리된다면서 따라서 미 정치권이 재정절벽 회피를 위해 시급한 현안을 먼저 합의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우존스가 21개의 프라이머리 딜러 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내년 말에 2.25%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됐다.

연말을 앞두고 있어 이날 오전 거래량은 42억달러 수준을 보여 지난 10일 동안의 동 시간대 평균치의 12%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는 성탄절 전날의 38억달러보다는 증가한 것이다.

◆외환시장= 엔화는 일본의 새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13.23엔에 거래돼 전날 후장 가격인 111.83엔보다 1.40엔이나 높아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85.62엔을 나타내 전날 후장 가격인 84.79엔보다 0.83엔 올랐다. 달러화는 한때 85.72엔까지 올라 2010년 9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227달러에 움직여 전날 후장 가격인 1.3190달러보다 0.0037달러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의 대 엔화 가치가 이달 들어 4.5% 상승했고 올해 들어 10% 이상 높아졌다면서 이 같은 상황임에도 엔 숏포지션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년에도 엔화가 지속적인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부양책 가능성은 달러화의 대 엔 목표치를 94엔까지 높여 잡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부분 거래자들이 엔화 가치가 일본 경제에 비해 너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이에 따라 엔 약세에 편승하려는 밴드웨건 효과가 급격히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그러나 최근의 엔화 움직임이 연말에 따른 한산한 거래로 인해 과도하게 진행됐을 수 있다면서 따라서 내년 1월에 이익실현 매물이 나와 엔화 가치가 반등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정권이 정부 차입 상한과 2013회계연도 재정지출 상한을 각각 철폐하는 등 정부지출을 대폭 늘리고, 엔화의 약세를 유도하고, 각종 세금의 인상을 보류하는 등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금융상은 이날 아베 총리의 새 내각에 임명되고 나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연간 44조엔(약 552조원)으로 묶여 있는 차입 상한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소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아베 총리의 정책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아베 총리는 최근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침체) 타개를 위해 양적완화를 시행할 뜻을 수차례 밝혀왔었다.

연간 44조엔의 연간 차입 상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7%까지 치솟은 국가부채를 줄이고자 앞선 민주당 정권이 지난 8월에 설정한 것이다.

새 정부는 디플레이션 탈출과 엔화 강세 억제에 정책의 최우선을 두기로 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정상은 "달러-엔이 85엔을 넘어 적절 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아마리 경제재정상은 "엔화 환율을 이 같은 수준으로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엔화 하락 추세가 반갑다"고 강조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연말에 따른 한산한 거래 속에 기술적 매수세가 유입돼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24일보다 배럴당 2.37달러(2.7%)나 오른 90.98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복싱데이로 영국의 금융시장이 휴장해 거래가 한산했음에도 기술적 매입세가 일어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8일(금)까지로 예정된 연말 휴가를 하루 앞당겨 27일 워싱턴으로 돌아온다면서 시장은 오바마가 재정절벽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미 정치권이 전면적 타결이 어려우면 일부 긴급 사안만을 대상으로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재정절벽 낙관론에 대한 일부 낙관론으로 유가가 지난 10월 이래 처음으로 1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면서 유가는 200일 이평선인 92.20달러 돌파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자치정부가 석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인 칼리즈타임스가 이날 보도한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날 중앙정부가 관내 원유 생산 업체에 약속한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석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쿠르드 천연자원부의 알리 후세인 발로 고문은 "중앙정부는 우리 원유 생산 업체에 6천500억이라크디나르(약 5억5천만달러)밖에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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