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은 화폐가치 변동없이 화폐액면단위(디노미네이션)만 바꾸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23년 독일이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1조가 넘게 뛴 물가때문에 1조 구마르크화를 1신마르크화로 바꾸는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953년 2월과 1962년 6월 신구 화폐의 환가비율을 각각 100대 1과 10대 1로 리디노미네이션한 경우가 있다. 1953년에는 화폐단위 '원'이 '환'으로, 1962년에는 '환'이 다시 '원'으로 변경됐다.

특히 올해 2월15일은 지난 1953년에 단행한 리디노미네이션의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국전쟁 후유증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데다, 세수 부족으로 인한 재정 적자를 메우려는 목적에서 실시됐다.

경제사학자들은 1953년에 단행된 리디노미네이션이 시중 과잉구매력을 흡수하고 경제부흥자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공한 개혁으로 평가한다.

근래에도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과 신권화폐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다. 2000년대 이후 부동산 등 물가상승폭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은행의 추진안을 강하게 반대했다. 화폐를 새로 만드는 비용 부담이 있는데다, 은행 현금지급기 등 금융업계와 산업 전반에 대한 전자 시스템 모두를 변경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5만원권만 신규발행하는 선에서 박승 전 총재의 계획은 마무리됐다. (정책금융부 김대도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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