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현오석 경제팀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8개월 연속으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등 각종 지표에서 돋보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이 외환위기에 시달리면서 우리 경제팀의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지표로 본 성적표=지난 3월22일 출범한 현오석 팀은 약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 지표로 보면 그리 야박하게 평가할 수도없다.

우선 대외 균형의근간인 경상수지가 18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왔다는 점을평가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이 아직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중국까지 경기 둔화 우려에 시달리는 가운데 거둔 쾌거다. 원자재 가격 안정 및 수입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일부의 우려도 있지만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이 463억6천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IT제품·자동차 부문의 선전과 미국·아세안(ASEAN)·중국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수출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환율이 모든 것을 말한다= 수출 증가 등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당장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출구전략을 언급한 지난 5월22일(종가 1,114.00원)을 기준으로 원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도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에 대해서는 8월30일(종가 1,110.00원) 기준으로0.35% 절상됐다. 같은 기간에 인도 루피는(16.43%), 인도네시아 루피아(9.80%), 말레이시아 링깃 (8.73%), 필리핀 페소 (7.44%)이 큰 폭으로평가 절하되면서 외화 위기 우려를 자극하는 것과 대비된다.

지난주말 장중 한 때 1,108.50원을 기록하는 등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달러-원 환율은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시선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 신흥국 위기가 가시화된 8월에도 국내증시에서 1조6천578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등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오히려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그린스펀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5월22일 이후 원화, 루피,루피아,링깃>



▲ 여전히 우리나라는 현금인출기…방심은 금물= 홍콩 등에서 원화물을 취급하는 딜러들도 우리나라가 최근 안전자산국 지위를 획득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파장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를 유동성도 풍부하고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이른바 '현금인출기' 국가로 보고 있다는 평가다.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머징 국가에 있는 자금이 언제까지 머물러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이제 유출되는 초입에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시티그룹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풀린 유동성의 수혜를 입었던 이머징국가들이 이제 대탈출에 따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현오석 경제팀이 새겨들어야할 진단인 듯 하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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