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 칼럼> 미국채 수익률 3% 넘어설까
<최기억 칼럼> 미국채 수익률 3% 넘어설까
  • 승인 2013.12.1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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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987년 LA 근교의 한 투자자 클럽이 주최한 만찬장, 참석자들은 워런 버핏의 평생 동반자이며 왼팔인 찰스 멍거(Charles Thomas Munger)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에게 투자에 크게 성공한 비법 하나만 공개해 달라고 졸랐다.

멍거가 담담하게 '이성적 합리성(rationality)'이라고 응답하자,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은 '필살기'를 기대했던 참석자들은 실망하는 눈치였다.

투자의 세계에서 '이성적 합리성'은 너무나 중요하고 상식적이어서 오히려 지키기 어려운 덕목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탐욕', '자기과신', '조급함', '감정적 휘둘림', '남들 따라 하기'라는 본능에 지배당하는 존재이며, 이성적 합리성은 이런 본능을 거스르는 것이다. 평소에 사람은 인내, 냉정, 이성, 논리를 유지하지만, 시장에 쏠림이 조성되거나 특별한 공포감이 생기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간의 본능은 위험 앞에서 훨씬 강력해진다. 이는 진화과정에서 살아남으려고 체화된 것이다. 예컨대 눈동자 앞에 검불이 다가오면 자신도 모르게 눈꺼풀을 깜박이는 것과 같이 유전자 속에 새겨진 것이다. 각종 위험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멸종했을지도 모른다.

시장의 위험 앞에서 즉각 반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본능을 억제하며 이성적 평정심을 유지하는 일은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오버슈팅 된 이후 가격이 제자리를 찾는 데도 나쁜 뉴스로 말미암은 변동성 이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연말을 맞아 인간의 본능에 대항해 이성적 결정을 탐색하느라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미국이 98년 이래 가장 강한 재고증가율에 힘입어 3분기 GDP가 3.6%(잠정치 2.8%)나 상승했고,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0만3천명 증가하고, 소비자태도지수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무엇보다 실업률은 7.0%로 5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목표인 6.5%를 가시권에 두게 됐다. 이는 지난 9월에 Fed가 자산매입 동결을 결정했을 때보다는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이런 숫자는 양적완화(QE) 축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월 85억 달러씩 10개월 동안 이뤄질 QE 철수 작전은, 이론상 올 12월부터 내년 9월 내지, 내년 3월부터 12월까지 두 가지 시나리오로 실천 가능하다. 벤 버냉키 현 의장이 QE 철수 작전 개시의 악역을 후임 재닛 엘런 의장 내정자에게 넘기지 않는다면 그 시기는 앞당겨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Fed가 12월에 당장 자산 매입을 축소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이에 따라 10년 물 미 국채수익률도 3%대인 심리적 저지선을 가시권으로 두게 됐다.

이렇게 되면 국내시장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 변화가 생길지가 관심사다. 경기 상승의 속도와 선제적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내년 중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대두하고 있다.

향후 국내 채권 가격의 움직임은 새로운 정보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새로운 정보는 물론 예측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채권 금리 역시 어떤 경향성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채권시장은 본능보다는 이성적 합리성을 쫓느라 연말에도 열기가 뜨겁다.

(취재본부장/이사)

tscho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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