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부동산을 구입할때는 반드시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실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적 특성에 입지는 물론 조망과 인테리어, 심지어 이웃사람이 누군지까지 등 사사로운 부분조차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1년도 안 돼 5억원이나 뛰는 등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내용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장확인 없이 쓰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5월 타워팰리스1차 전용면적 174㎡(7층)가 21억원에 거래됐고, 올해 1월에는 같은 면적의 12층 물건이 26억원에 팔렸다. 이를 두고 5억원이나 상승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작년에 팔린 아파트는 남서향이고 올해 거래된 것은 남동향이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남서향은 다소 실내 온도가 높게 형성돼 '덥다'라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이 때문에 5억원 정도 가격차이가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보다 올해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기존 가격 차이만큼 거래가 이뤄진 것에 불과했다.

244㎡ 면적은 지난해 5월 42억5천만원(45층)에, 올해 1월 43억7천만원(46층)에 거래됐지만 이는 집주인이 설치한 인테리어 때문으로 알려졌다.

도곡동 A중개업소 대표는 "고급 아파트일수록 사소한 부분에서 가격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라며 "같은 면적 같은 층수라도 남동향과 남서향 탓에 원래 4억~6억원 가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동 아이파크도 마찬가지였다. 145㎡는 지난해 10월 21억5천만원(35층)에 거래된 후 12월 22억8천만원(21층)에 팔렸다. 층수가 낮지만 오히려 가격은 올랐다.

하지만 10월 물건은 103동이고 12월은 101동이었다. 103동은 101동과 102동이 조망에 걸리기 때문에 가격에서 조금 차이가 난다. 실제 가격상승은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다른 사례로 성수동에 있는 갤러리아포레는 지난 1월 217㎡(30층)이 43억원에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가족에게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4월 36억원(8층)보다 7억원이나 뛰었다.

그러나 작년 거래분은 분양권을 사들인 경우였다. 이때는 통상 부가가치세(약 3억원)를 추가하지 않고 실거래가를 신고한다. 실제 매입한 가격은 39억원 수준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이다.

여기에 층수에 따른 가격차이 2억원 정도를 적용하면, 결국 가격은 7억원이 아닌 2억원 정도 오른 것으로 계산됐다.

이에 대해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초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는 않지만, 급매물이 소진되는 등 거래가 빈번해지고는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동 B중개업소 대표는 "급매중심으로 거래되고 있지,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수억원씩 오르지는 않는다"며 "매도자 위주로 심리는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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