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전세가와 매매가 격차가 갈수록 줄어드는 등 우호적인 주택구입 여건에도, 정작 전세입자는 자금마련 부담감에 주택구입을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동산114(www.r114.com)는 24일 전세가율·대출 등의 외부적 요인과 매매전환비용·세입자 체감 정도 등 내부적 요인 등을 검토하고 이같이 판단했다.

먼저 주택구입 환경은 크게 좋아지고 있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000년 평균 1억9천789만원에서 2009년까지 상승하고 이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세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특히 매매가격의 변곡점이 된 지난 2009년 이후에는 연평균 8%의 높은 변동률로 전세와 매매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었다. 그 결과 현재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는 1억9천655만원으로 지난 2004년 이후 10년만에 2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세가율은 2008년 35.1%에서 올해 62.3%로 치솟았다. 2008년 전세입자가 주택을 사기위해서는 기존 전세 보증금 외 3억5천796만원이 필요했지만, 2014년 6월에는 1억9천655만원만 필요한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008년에는 연 7.00%였지만 올해(4월 기준)는 3.69%로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공유형 모기지 시행으로 생애최초주택 구입자 등은 1~2%대의 저금리도 활용가능하다.

그러나 부동산114는 전세입자의 심리적 부담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택 매입금은 기존 전세 보증금외에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금액인 만큼 일종의 부채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추가 매입금액 1억9천655만원은 전세 보증금의 60.5%에 해당한다.

매매가격을 구간별로 살펴봤다.

6억 초과 고가 아파트의 매매전환비용(4억1천751만원)과 전환비중(77.6%)이 가장 높았고, 이어 6억이하와 1억이하, 5억이하 순서였다.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5억2억147만원)이 속한 6억이하 구간에서는 매매전환에 약 2억원의 추가비용이 소요됐다. 이는 전세 보증금의 57.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5억 이하 구간도 47.6%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장용훈 부동산114 연구원은 "전세가율 상승이나 매매가격 하락 등 표면상에 드러난 숫자만으로는 시장의 움직임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실제 세입자의 체감 정도는 수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입자들이 매매전환을 관망하며 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담감 때문에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