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생보사에서 5천700명 이탈..8년來 최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보험사 영업조직의 주축이었던 전속 설계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전속 설계사는 13만9천138명으로 작년 말 14만4천792명보다 5천654명 감소했다.

생보사 설계사 수가 14만명대 밑으로 무너진 것은 지난 2007년 말 이후 처음이며, 8년 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삼성생명 설계사는 올해에만 1천500명이 떠났으며 교보생명도 600명 이상 이탈했다. ING생명 500명 가까이 줄었고, KB생명은 작년 말 1천200명에서 500명대로 절반이 그만뒀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웬만한 불황에도 설계사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초기 수수료 비율을 60%로 제한하면서 보험대리점(GA) 등으로의 이탈이 가속화 됐다.

GA는 설계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초기 수수료를 먼저 지급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월수입이 줄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설계사들에게는 GA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며 "수수료 비율 제한이 내년 50%까지 줄어들면 설계사 이탈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속 설계사는 한 보험사에 묶여 해당 보험사 상품만 판매할 수 있지만 GA 소속 설계자는 계약을 맺은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어 수입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최근에는 보험사들이 설계사가 1만명 이상 되는 대형 GA를 전략적으로 키우기 시작하면서 적극적인 설계사 증원정책을 펼치는 곳도 많아졌다.

올 초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 이후 영업을 목적으로 한 전화마케팅(TM) 규제가 강화되고 4월부터 동일고객에 대해 1일 1회로 제한되는 등 영업환경이 어려워진 것도 설계사 이탈을 심화시켰다.

또 최근 방카슈랑스, 온라인, 홈쇼핑 등 보험판매 채널이 다양화 되며 예전만큼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도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올 1~4월 방카슈랑스를 통한 누적 초회 수입보험료는 3조1천745억원으로, 설계사를 통한 초회 수입보험료 7천415억원의 4.5배에 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설계사 조직을 구조조정하는 등 영업채널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며 "시대적 변화에 따라 향후 설계사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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