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서울채권시장이 한 템포 느린 휴가 모드에 돌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8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가 유난히 늦었던 탓에본격적인 여름휴가를 미뤘었다. 당분간 시장을 움직일 만한 대형 이벤트가 없어 시장참가자들이 느끼는 부담도 작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 시그널을 제시하지 않아 플레이어 부재에 따른 리스크도줄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9일 시장이 당분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익시현성 매도와 대기 매수세의 손바뀜으로 등락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이 여름의 끝 자락에 너도나도 휴가에 나서는 이유다.

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적어도 다음 달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이 다음 달 동결을 점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이 총재는 지난주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금리 인하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지난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강력한 '한방' 발언에 높아졌던 50bp 인하 기대는 희석됐다.

증권사와 은행 등에서 직접 채권을 매매하는 딜러들은 휴가 일정을 대부분 금통위 이후로 미뤄놨다. 8월 금통위 금리 인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서다. 이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 이후 경기 하방 리스크를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8월 금리 인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A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자는 "금통위가 8월 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채권시장 플레이어들이 금통위까지 모두 자리를 지켰다"며 "25bp냐 50bp냐의 논란이 나오는 상황에서 마음 편하게 휴가를 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지난주 금통위가 끝나면서 못 간 휴가들을 하나둘씩 챙겨가고 있다"며 "이 총재가 추가 인하 시그널을 줬다면 그마저도 못 갔겠지만, 당분간은 시장이 크게 움직일 것 같지 않아 비교적 마음 편하게 자리를 비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B 은행 딜러는 "일부 직원이 이번 주 통째로 휴가를 떠났는데 지난주 연휴였던 데다 때마침 금통위도 끝나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 지표 결과에 따라 조금씩 방향성을 설정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C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지난주 금리를 인하했고, 이 총재가 금리 인하 효과를지켜보겠다고 했기 때문에 향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 하나하나에 시장이 반응하면서방향성을 잡아갈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이 급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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