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항상 경쟁사보다 반발짝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던한국신용평가가가 달라졌다. 깊이있고 신선한 보고서부터 깜짝 선제대응까지 한신평이 신용평가업계 이슈를 선점·주도하고 있다.

1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신평은 지난 7일 '2014년 하반기 건설사 신용평가 결과'에서 대림산업('AA-'→'A+')과 한신공영('BBB+'→'BBB0'), 호반건설('BBB+'→'A-') 등급을 업계 최초로 조정했다.

대림산업이 작년 4.4분기 3천억원이 넘는 손실로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지만, 신평사들은 섣불리 등급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기업평가는 9개월째, 나이스신용평가는 6개월째 그대로다. 대림산업은 한신평이 내놓은 트리거(EBITDA 대비 (조정순차입금+조정PF) 등에도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한신평은 국내 플랜트에서도 적자가 생긴데다, 해외 플랜트에서 추가 비용이 계상될 것이라는 분석과 전망을 근거로 선제적으로 등급을 조정했다. '오산세마' 등 국내 미착공 PF사업장 부담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계법인 변경으로 5개년도 사업보고서가 정정공시되는 등 대규모 손실이 발견된 한신공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쟁사들이 '숫자 변화'에만 주목할때 한신평은 앞으로 한신공영이 영업이익 등으로 재무여력을 확충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한신평은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자본확충과 수익창출력의 회복, 신규 주택사업 분양성과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달았다.

한신평은 지난 5월 신평업계 최초로 대부분의 건설업체에 대한 트리거(Trigger)를 제시했다. 지표를 통해 탄력적인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작년 12월 발표한 '금융비용 증가 및 가격하락 위험에 노출된 예정 PF사업' 리서치는 실제 PF손실 규모를 신용등급별·지역별로 추정해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기업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기평은 등급평정에서 앞서나갔고, 나이스는 특색이 없었다"며 "이제는 한신평이 인간적인 면모에 신속함까지 더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춘성 한신평 실장은 "작년 어닝쇼크 사태부터 대규모 영업손실만을 근거로 한 빠른 등급평정에 대해고민을 해왔다"며 "건설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등급전망 가능성까지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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