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정책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데 따라 하락시도에 나서겠지만, 글로벌 증시가 불안 양상을 지속하면서 낙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로 낮춘 이후 이주열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으로 국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가 희석됐다.

미국에서도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급속히 줄어드는 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05엔선 부근까지 밀렸다.

미국 재무부가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원화는 추가 절상돼야 한다는 직설적인 언급을 내놓은 점도 달러 매도 심리를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유로존과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뉴욕 증시 등이 패닉에 가까운 혼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달러화의 하락 압력을 중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나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등 그동안 달러화의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재료가 빠른 속도로 희석되고 있다.

전일 금통위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2%면 경기회복 지원에 부족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추가 인하는 당분간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한 셈이다.

미국에서도 유로존 경기 우려에 더해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직격타를 날렸다. 9월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 등이 일제히 감소하면서 달러가 급격한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장중한때 105엔선 부근까지 급락했고, 유로-달러는 1.28달러대까지 치솟았다.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장중 2.0%가 붕괴됐다.

달러 강세의 급격한 되돌림은 그동안 이를 빌미로 롱포지션을 구축했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 청산을 압박할 수박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는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대비 173.45포인트(1.06%) 하락한 16,141.74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5.21포인트(0.81%) 밀린 1,862.49에 끝났다. 다우지수는 장후반 낙폭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장중한때 전장대비 460포인트까지 폭락하는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달러와 뉴욕 증시가 동반급락하면서 뉴욕 NDF 시장 달러화도 낙폭이 크지 못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62.0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4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3.10원)보다 2.45원 하락한 셈이다.

달러화가 증시보다는 글로벌 외환시장에 보다 밀접하게 연동되는 만큼 이날 서울 환시에서도 달러-엔 급락 등에 따른 기존 롱포지션 청산 움직임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불안 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코스피 등 국내 증시 움직임에도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당국이 올해 5~7월 대규모 매수개입을 했다고 지적하면서 "원화는 추가로 절상돼야 한다"는 직접적인 언급을 내놓은 데 따른 여파도 주시해야 한다.

최근 시장이 당국의 매수 개입을 의식했던 상황은 아닌만큼 직접적인 영향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달러 약세와 겹치며 역외의 달러 매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한편 이날은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엔저 등 국제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내놓을 언급도 장중 달러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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