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특정금전신탁 머니마켓트러스트(Money Market Trust, 이하 MMT)에서 자금이 이탈될 우려에 연말 단기자금시장이 긴장했다. 자금 이탈이 대량환매로 번질 경우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일 현재 발표된 10월 MMT 자금은 49조원에 달한다. 그 중 은행이 약 39조원, 증권이 9조원 넘는 MMT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기업들의 연말 자금 수요가 본격화되는 이번주부터 단기자금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말 기업들의 자금 수요로 단기금융상품에서 자금 유출이 예상되는데다 MMT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시장의 충격이 더해질 수 있다.

MMT 자금이탈에 금융시장이 이토록 긴장하는 이유는 과거 MMF 규정이 바뀌면서 '펀드런'이 발생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법인용MMF가 당일환매에서 익일환매로 바뀌면서 MMF에서 자금이 이탈될 것이라는 우려에 단기자금시장이 혼란을 겪었다.

MMF 익일환매로 전환된 이후 우려하던 법인 MMF의 큰 이탈은 없었지만 전환되는 과정에서 자금이 이탈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자금의 대량환매가 발생하면서 단기자금금리가 시장금리와 무관하게 약세를 보였었다.

당시 CD91일물 금리는 한 달 동안 12% 급등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5% 올랐다. CD금리가 통상 변동성이 적음을 감안한다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셈이다.





<2005년 MMF익일환매 시행 공표 전후 CD금리와 국고채 3년물 추이 비교>

금융기관 관계자들은MMF사태와 다르게 당장은MMT 회계처리 변경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관련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MMF는 회계처리상 현금성자산으로 분류하는데 그 동안 MMT도 MMF와 거의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보니 신탁상품이지만 MMF와 비슷한 회계처리를 해왔다"며 "MMT가 편입 자산별로 마킹을 해야한다면 기업들이 분명 번거로워질 수 있어 MMDA같은 다른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증권사 운용역은 "MMT에서 자금이 이탈하면 증권사의 대고객 RP 자금이 환매되면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 매도가 나올 수 있지만 평소에 채권을 매수할 수 있는 MMF 등 다른 단기금융상품도 연말 자금 수요로 채권을 매수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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