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 역대 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보험사의 국고채 매수세가 가파르다. 이들은 지난 2월 1조5천억원 이상의 국고채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2조6천400억원 가량의 국고채를 사담았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월 3조3천500억원 순매수 이후 14개월만에 최대 규모다.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는 6조8천900억원으로, 연합인포맥스의 투자주체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3년 6월 이후 역대 최대치다.

지난달 보험권의 국고채 중심의 채권 매집은 중소형사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에 비해 이달 시행되는 위험기준자기자본제도(RBC) 제도 대비가 충분치 않았던 중소형사들이 부채와 자산 간의 듀레이션을 줄이기 위해 장기채 매집에 나선 것이다. 또한 그간의 저금리 기조 속에 국고채 매입 시점이 지연되던 기관들을 중심으로 국채 매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3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포트폴리오 화면 등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난 3월 한 달간 2조6천383억원어치의 국채를 순매수했다. 투자 비중별로 이들은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 6조8천900억원 가운데 약 38.3%를 국채로 채웠다. 역시 지난해 1월 51.2%의 국채 투자비중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1월 이후 보험사의 채권 순매수 규모. 국채 및 공사채(우), 전체 채권(좌). 단위: 억원.>

보험사는 지난 2월부터 국고채 금리의 상승 압력과 함께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투자여건 개선 등으로 국고채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 1월31일 연합인포맥스 송고 기사 '<보험 채권투자 점검> 역마진부담 줄어드나..예정이율 주목', 지난 3월6일 송고기사 '<국채시장, 보험사가 돌아온다..10개월來 최다매수>' 참조)

특히 지난 3월에는 금리 상승 압력 속에 RBC 제도 시행에 대비하기 위한 중소형 보험사들의 국고채 매집이 집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고채 중심의 저금리 기조 속에 국고채를 미처 사담지 못한 중소형사들의 매수세도 많았다.

한 보험사의 자산운용부장은 "중소형사 중심으로 스트립 채권 등을 통해 RBC 제도에 대비하기 위한 수요가 많았다"며 "대형사들이 RBC 도입을 대비해 부채와 자산간의 듀레이션을 충분히 조절해놓은 것과 달리 중소형사들의 대비는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창섭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보험사는 이달 RBC 제도시행이 예정됨에 따라 자산-부채 듀레이션 불일치 해소를 위한 장기물 매수가 지속되며 듀레이션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보험사는 잔존 만기별로 5년 이상 10년 이하의 채권을 3조3천700억원 순매수하고, 10년 이상의 채권 역시 3조2천억원가량 쓸어담았다. 전체 순매수 규모 6조8천9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장기채로 사들인 셈이다.

전반적인 채권금리의 박스권이 상향 조정된 상황에서 보험권의 국고채 매집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보험사의 한 딜러는 "현재까지 국고채 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지만, 금리 상승폭이 현재 다소 늘어날 수 있어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