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6년말부터 주택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해줄 주택수요는 일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KDI는 각종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는 회복세로 보면 되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선 작은 사이클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송인호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주택가격은 인구구조와 거의 동일하게 움직였고, 우리나라도 유사한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은 15세 미만과 65세 이상의 인구를 합쳐 '분모'로, 생산가능인구(15~64세)를 '분자'로 두는 이른바 '부양비의 역수'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부양비의 역수가 지난 1991~1992년(약 2.3)을 정점으로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는데, 주택가격도 그때를 기점으로 급락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1세대에서 2세대로의 자연스러운 주택의 손바뀜 현상이 인구구조가 변화하면서 주택 수요부족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일본의 부양비 역수(위)와 주택가격(아래). KDI 제공>
 

우리나라는 부양비 역수가 대략 2016년까지 높은 수준(2.7)을 유지하지만, 2017년부터 가파른 기울기로 눈에 띄게 하락한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는 탓이다.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일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가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송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부양비 역수. KDI 제공>

그는 "최근 거래량과 주택가격 등의 각종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이는 큰 그림의 하락추세중 작은 사이클에 불과하다"며 "주택시장이 아래로 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송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량이 과잉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은 사상 최대인 40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적정 수준으로 평가되는 30~33만가구보다 20~30%나 많다.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 추이. KDI 제공>

송 연구위원은 "작년 상대적으로 많은 분양물량이 나왔는데, 준공시점인 내년말부터는 주택가격이 본격적으로 조정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 쏟아진 물량때문에 2017년 이후에는 큰 폭으로 가격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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