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AB자산운용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음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조기 종료하거나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대런 윌리엄스와 데니스 신 AB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2일(미국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 1월 이후 유로존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ECB가 QE 조기 종료에 대한 기준을 높게 잡고 있어 QE가 조기 종료되거나 테이퍼링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ECB는 지난달부터 매달 600억유로의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을 ECB 목표치로 끌어올리는 데 필요하다면 내년 9월까지 자산 매입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윌리엄스와 신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ECB 목표에 근접하면 QE를 종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면서도 ▲유로존 지표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 ▲예정보다 빨리 종료할 경우 ECB 신뢰도가 추락할 우려 ▲ 대다수 ECB 위원이 QE 지지한다는 점을 들어 QE가 예정대로 2016년 9월까지 시행될 것으로 봤다.

이들은 우선, 최근 유로존 경제지표가 회복한 것이 QE 덕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QE 시행 이후 유로존 금융환경이 개선됐으며 유로화가 하락해 유로존 경제 회복을 이끌 수 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따라서 QE를 조기 종료하면 유로존 금융환경이 악화하고, 유로화가 반등해 다시 유로존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와 신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QE를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종료하면 ECB의 신뢰도가 추락해 앞으로 ECB가 QE를 다시 시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역시 ECB가 QE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란 전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ECB가 QE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던 1월에 대다수 ECB위원들이 QE를 지지했다는 점을 들며 이들이 섣불리 QE 종료로 돌아서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윌리엄스와 신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QE를 시행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지금 QE 종료를 논의하는 게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유로존 지표가 지금과 같은 회복세를 보이면 올 연말쯤 ECB 위원들도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라며 "유로존 채권시장은 ECB가 QE를 조기 종료하거나 예정대로 시행할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