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2%로 설정한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시점을 2016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중으로 사실상 연기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23일 일본 의회에 출석해 물가 목표 달성 시점과 관련해 "2016 회계연도 초반 또는 상반기에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일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만 해도 2015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에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던 종전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2013년 4월 현행 '양적·질적 통화완화'(QQE) 정책을 발표하면서 '2년내' 물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가 '2015 회계연도 중'으로 이미 한차례 슬그머니 말을 바꾼 바 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소비세 인상 영향분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3월 '제로'(0%)로 하락하는 등 물가가 BOJ의 예상과 달리 쉽게 오르지 않는 일본 경제의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로다 총재는 "2% 물가 목표를 가능한 한 빨리 달성한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책 효과를 내려고 깜짝 발표로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는) 시장을 따라잡지는 않겠다"고 말해 작년 10월처럼 갑자기 추가 부양책을 발표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이날 오후 장 들어 전해진 뒤로 달러-엔 환율은 하락 반전했다.

오후 2시 5분 현재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0.20엔 하락한 119.70엔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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