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김지연 기자 = KB금융지주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 나서는 것과 달리 국내 금융업계 신한금융지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 고위관계자는 28일 "대우증권 인수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에서 대우증권 인수 의향을 물어보지만 현재로서는 큰 관심이 없다"며 "덩치 키우기 보다는 수익률을 높이고 해외진출에 중점을 두고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KB금융과 함께 대우증권의 유력 인수후보자로 시장에 거론되어 왔지만 사실상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더 이상 '덩치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2003년 조흥은행, 2006년 LG카드를 인수한 후 10년 가까이 M&A에 나서지 않고 있다.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한동우 회장이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표한 적이 몇 번 있으나 적극적으로 뛰어들진 않았다.

신한은 오는 12월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ING생명의 잠재적 인수자로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인수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이 각종 매물들에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M&A가 그리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금리시대 은행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계속 악화됨에 따라 비은행계열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최근들어 KB금융, NH농협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증권·보험사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달리 신한금융은 일찌감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냈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의 순이익 1조2천841억원 가운데 신한은행을 제외한 비은행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3%(5천998억원)나 됐다. 타 지주사들의 비은행계열사 비중이 20% 초반인 데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포화에 이른 국내시장보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적합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M&A를 하더라도 해외에서 시도하겠다는 의지다.

신한은 기존의 지점 개설 방식에서 벗어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현지은행 지분 인수 성공 사례처럼 고성장·고수익이 예상되는 신흥시장에서 인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진출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말까지 18개국 82개 네트워크를 확보해 전체 수익의 1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신한카드도 카드업계 최초 해외진출인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동남아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타 지주사보다 일찍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냈기 때문에 불황에 무리해서 M&A에 나설 필요가 없다"며 "기존 성과를 유지하면서 수익성 등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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