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지난 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3' 회의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하나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참석하게 된 중앙은행 총재들이었다. 매년 열리는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가 올해부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로 확대전환된 데 따라 김중수 총재도 한국은행 총재 자격으로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캄보디아 재무장관(부총리 겸직)과 함께 공동 의장을 맡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회의에서 느낀 김중수 총재의 발언 스타일을 언급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일 아세안+3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번 회의에 중앙은행 총재들이 새롭게 참석한 데 대해 "중앙은행 총재들은 (재무장관들보다) 훨씬 더 정밀한 분석과 학자적 식견을 갖고 있다"며 "전문성이 회의에 더욱 투영됐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한 김중수 총재를 직접 언급하며, "김 총재의 묵직하고 진중한, 그런 가운데 간결하면서도 무게 있는 발언들이 이번 회의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상당 부분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에 따르면 회의의 초반부에는 재무장관들의 발언이 많았으나, 후반부에는 김중수 총재를 비롯한 중앙은행 총재들의 발언이 월등히 많았다.

박 장관은 "첫 참석에도 활발히 의견을 제시해준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의장으로서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김중수 총재의 발언이 간결하면서도 무게감 있었다는 박재완 장관의 평가는 그간 시장에서 인식되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국제회의 석상과 같이 국내에서도 영향력 있는 한은 총재의 발언들을 기대해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아세안+3 회의부터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게 된 것은 역내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중앙은행의 전문성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난해 5월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중앙은행 총재들의 회의 참석에 따라 역내 감시기능 확충과 보다 긴밀한 금융협력 등 역내 지역금융안전망의 위기 대응능력이 더욱 제고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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