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한 현대건설에 중동지역 맹주들이 손을 내밀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건설업체인 사우디 빈라덴 그룹(SBG. Saudi Binladin Group)이 현대건설에 글로벌 합작법인 설립을 제안했다.

최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영국 런던에서 사우디 빈라덴 그룹측과 만나 이를논의했다. 현재 실무부서 차원에서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빈라덴 그룹이 먼저 제안을 해왔다"며 "초기 검토단계에 불과해 법인 설립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빈라덴 그룹은 지난 1931년 모하메드 빈라덴에 의해 설립된 곳으로, 20만명에 이르는 직원이 근무하는 중동 10대 기업중 한 곳이다.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대형사업을 수주하면서 사세를 확장해왔다.

대형 종교시설과 공항, 호텔, 공업단지, 발전소 등을 주 영업으로 삼고 있으며,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1천7m의 킹덤타워를 짓고 있다. 근래 각종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에서 탈락하면서 회사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11 테러 등을 일으킨 과격 이슬람 테러단체 알 카에다를 이끌었던 오사마 빈라덴은 창업자 모하메드 빈라덴의 수많은 아들중 한명이다. 오사마 빈라덴은 가문에서 축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건설사가 중동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사례로 파악됐다. 앞선 두 경우 모두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건설사 아랍텍(Arabtec)이 파트너였다. 아랍텍은 삼성물산과 함께 현재 세계 최고높이(829m)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의 시공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3년 9월 아랍텍 등과 조인트벤처(JV) 설립에 관한 본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지분 구성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아랍텍이 각각 40%, 타사밈부동산투자회사가 20%였다.

같은해 11월 GS건설은 아랍텍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동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목적이었지만 본계약 체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해당 사안을 주도했던 아랍텍 최고경영자(CEO) 등이 주가 급락 국면에서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합작법인 설립과 운영 등에 대한 업무가 흐지부지됐다. 해외 합작법인의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전무한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지 업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국내건설사를 바탕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며 "시너지 창출 등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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