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가의 상승 반전에도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꾸준히 순매도하는 탓에 투자심리 근저에 위험회피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5일부터 전일까지 무려 16일째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금액도 부쩍 늘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4조816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들은 전일도 3천483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인민은행(PBOC)이 지난 25일 전방위적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중국 증시와 뉴욕증시가 반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완화된 것과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외환딜러들은 중국 당국의 과감한 경기부양책에도 아시아 증시가 장기적으로 크게 회복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중국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주식에 투자한 자금을 미리 회수해 환차손을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어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하락압력도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중국 증시가 불안하면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급등하는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환리스크도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둔화됐으나 '연내 인상'이라는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며 "중국쇼크와 별개로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와 맞물려 위험회피 심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딜러는 "외국인들이 코스피지수 회복만 보고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시아 증시에 대해 장기적으로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는 여전히 위험회피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C시중은행 딜러는 "외국인은 아직도 위험회피심리로 움직이고 있다"며 "중국 증시도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 어려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 계속 투자할 매력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반등하는 동안에는 금융시장도 위험자산 선호로 반응하겠지만, 분위기가 언제 바뀔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이를 감안하면 달러-원 환율도 중국쇼크 이전으로 급격하게 수준을 낮추기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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