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김지연 기자 =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은행과 보험사의 한숨 소리가 커졌다.

Fed의 금리 동결로 국내 금리 인상 압력이 약화되며 은행은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보험은 역마진 추세가 이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내수 진작과 수출 증대를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해 은행과 보험사의 수익성은 더욱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Fed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한국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Fed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받는다. 미국 금리 인상은 신흥국에 유입된 자본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데다 안전한 자산을 찾아 유출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2013년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양적완화의 단계적 축소를 시사했던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때도 비슷한 이유로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이 일어난 바 있다. 현재 한국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1.5%인 데 따라 국내 금융시장의 수익률이 매우 낮은 상태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자본유출 현상이 나타나면 한은 역시 금리 인상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Fed의 금리 동결로 이런 시나리오는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가장 아쉬워하는 쪽은 은행과 보험사다. 은행과 보험사는 역대 최저의 저금리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고충을 겪어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2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천억원(5.4%) 감소했다. NIM 축소에 따른 이자 이익의 감소가 주요 원인이었다.

NIM은 은행의 자산 운용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한 후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NIM은 1.58%로 금감원이 데이터를 집계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분기별 NIM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각각 1.82%, 1.81%, 1.73%, 1.63%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는 2.50%에서 1.50%로 1%포인트 인하됐다.

보험사 역시 저금리로 역마진 현상을 겪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1년간 보험회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4.3%로 보험부채(보험료적립금) 적립이율 4.6%보다 0.3%포인트 낮았다. 0.3%포인트 역마진 상태인 것이다.

금리인하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은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이자율인 공시이율을 낮추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역부족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1일 한은이 국내외 경제상황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내수 진작과 수출 증대를 위해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보험사의 역마진은 더욱 확대되고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역마진을 감수하는데 한계가 온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이어지면 보험료를 더 올려야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Fed가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 은행권 NIM 축소와 보험업권 역마진도 더 이상 심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과거 사례로 볼 때 Fed의 금리 인상이 올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내년 이후에도 이어지면서 국내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NIM 축소 사이클이 종료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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