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주요 보험사와 연기금 자산운용담당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신흥국을 배려한 것이라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에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겼다고 18일 진단했다.

손해보험사 운용역은 "연준의 9월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이 충분히 예상했던 사안"이라며 "오늘 국내 주식시장이 강보합권에서 등락하는 것은 이런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 유인이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연준이 연내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점은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외화자금시장 사정이 취약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금통위가 연준이 제공한 경기부양 기회를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금통위가 한차례 국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생명보험사 운용역은 "연준이 이번에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언급했다는 점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연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며 10월보다는 12월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준금리와 관련해선 동결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며 "그러나 상황에 따라 금통위가 한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예상했다.

연기금 운용역은 "연준이 금리 인상 쪽으로 가야 하는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금융시장을 배려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불확실성이 이연됐다는 점에서 당분간 시장은 혼조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연준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시간을 준 것인데, 중국은 이 기간에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본다"며 "한국의 경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금이 금리 하한이 아니다'고 발언한 데 비춰볼 때 당장 오는 10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연기금 운용역은 "연준이 이번에는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는데, 10월이든 12월이든 연내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개시할 것"이라며 "이번이 기준금리에 손을 대지 않더라도 강한 멘트를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은 17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을 통해 현행 0∼0.25%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 즉 기준금리를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고민 끝에 '제로 금리'를 유지한 가장 큰 배경으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발표된 부진한 경제지표, 특히 물가 관련 지표들을 꼽았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올해 남은 FOMC 일정은 10월(27∼28일)과 12월(15∼16일) 두차례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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