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삼부토건의 르네상스 호텔 매각 과정이 시끄럽다. 노조측은 매각 공고후 열흘만에 공매절차가 개시되는 등 제대로된 자산 평가를 배제한 '졸속매각'이라고 주장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중인 삼부토건의 채권단은 지난 1일 르네상스 호텔의 공매일정을 공고했다. 일정은 오는 12일 1~4차, 14일 5~7차, 16일 8~10차로 진행된다.

토지와 호텔, 업무시설 등의 1회차 최초 최저입찰가격은 1조8천560억원이다. 한시간 마다 10%씩 최저입찰가격이 내려간다. 이 과정을 통해 공매 첫째날은 1조3천530억원까지, 둘째날은 9천863억원, 셋째날은 7천575억원까지 입찰 하한선이 떨어지는 구조다.

삼부토건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1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공매를 공고일로부터 2주일 내에 종료하려한다"며 "입찰 세번째만에 1조원이상 자산가격을 하락시키는 룰로, 투자자들에게 경쟁 여건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계자는 "자산평가 과정도 사실상 생략됐는데, 사전에 협의된 투자자만 참여시키려는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자본 등을 제외한 뒤 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한 사실상의 수의계약일 것이라는 게 노조측의 판단이다.

이대순 약탈경제반대행동 변호사도 "매각과정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노조측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며 "특정업체가 헐값에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9천억원 정도에 르네상스 호텔을 매입하려던 시도가 있었는 등 어느 정도 시장가격은 나왔기 때문에, 공매 일정이 졸속은 아니다"며 "매각주간사를 통해 관심을 표명한 곳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노조는 특히 우리은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부담해야 할 자산 매각에 따른 세금 약 1천200억원까지 삼부토건에 떠넘기려 한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호텔은 지난 2011년 삼부토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철회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에 7천500억원 담보가 잡혔다.

2013년 5월 이지스자산운용과 1조1천억원으로 매각 양해각서를 맺었지만, 계약에는 실패했다. 이후 올해 4월 부동산개발업체 MDM이 매입가 9천억원 정도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초고층 복합건물을 짓겠다는 구상은 인허가 문제로 무산됐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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