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보험과 기금의 20~30년물 초장기채 매수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보험과 기금은 월평균 1조3천700억원과 3천억원 규모로 초장기채를 순매수는데, 올해 10월 이후에는 월평균 환산 순매수 규모가 1조6천700억원과 5천억원으로 늘었다.

이들 장기기관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초장기채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이르면 올해 9월로 점쳐졌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보험과 기금이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시중 금리는 상승하고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저가매수하는 전략을 구축했다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시중 금리가 하락하고 채권 가격은 상승하자 뒤늦게 매수에 나섰다는 의미다.

이들 장기투자자들의 채권 재투자 압력이 높은 것도 매수 규모가 확대된 요인이다.

보험사의 올해 채권 만기도래 규모는 37조원으로 최근 3년 평균과 비교할 때 12조원 많다. 기금 역시 올해 채권 만기도래 규모가 54조원으로 최근 3년 평균 대비 17조원 많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이후 올해 만기도래가 많았던 장기투자기관들의 숏커버가 유입되고 있다"며 "올해 보험과 기금에 유입된 신규자금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이들은 사야 하는 금액 대비 채권을 덜 산 상태"라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10월 이후 절대 규모로는 보험사가 초장기물 강세를 주도하고 있지만, 증가율로 보면 기금이 압도적"이라며 "보험사는 이달 들어 매수 규모를 최근 1년 평균 대비 22% 늘렸지만, 기금은 77%나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초장기채인 20년과 30년물 국고채의 발행잔액은 116조2천억원이다. 보험사와 기금이 각각 72%와 17%로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비중은 3.3%에 불과하며 발행 초기에 한때 60% 이상을 차지하며 과열 논란을 빚었던 개인과 기타법인의 비중은 2.7%로 정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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