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결정보다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글로벌 원자재시장 부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루비니 교수는 2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은 언제 시작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며 "올해 12월에 인상을 시작하든 내년 3월까지 기다리든 연준은 제로금리 정책에서 정말 느리고 점진적으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준이 내년 후반에 연방기금금리를 1% 이상으로 올리지 않을 것이며, 결국 0%에서 많이 가야 1% 정도"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보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원자재시장 부진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루비니 교수는 "좋은 소식은 현 시점에서 글로벌 경기불황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수년간 강한 경제성장을 관측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 그는 7%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 있는 반면 중국 성장률이 부풀려졌고 실제로는 4%대라는 견해도 제기되는 등 '두 가지의 극단적인 관점'이 있다고도 소개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 두 가지 관점이 모두 정확하지 않으며, 실제로는 6%대 정도가 중국의 성장률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올해 말 무렵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국제 원자재가격의 하락세를 예로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지속되던 원자재시장의 슈퍼사이클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러시아와 인도, 터키 등의 신흥국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원자재 수입국으로 시세하락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홍콩, 필리핀 등은 다른 신흥국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제에 대한 제반여건이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신흥국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신흥국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더 다양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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