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전무)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총 외채 증가의 억제 등이 다른 아시아 국가와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팽창된 신용이 부동산 관련 업종으로 대부분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걱정해야 할 점이라고도 지적했다.

임지원 전무는 27일 서울 63빌딩에서 연합인포맥스와 기획재정부가 공동 주최한 '제2회 Korea Treasury Bonds 국제 컨퍼런스'에서 "한국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경상수지 흑자를 나타냈고, 총 외채가 많이 늘지 않았으며, 재정 상황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며 "한국의 여러 가지 긍정적인 지표 조합이 통화정책 시행에 대한 여유를 주고, 신용 사이클의 선순환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지원 전무는 "다른 아시아 국가의 경우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은행 부문의 대출 금리가 많이 하락하지 않았다"며 "반면, 한국은 정책 금리가 내리는 것처럼 대출 금리가 내렸는데, 이 배경에는 대외 포지션이 건전하다는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 전무는 "우리나라는 금리가 하락하며 광의통화(M2)의 증가가 가속화됐지만, 다른 신흥국의 경우 금리 하락에도 M2가 줄어들었다"며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는 금리 하락이 진행되자 기업들이 수출 대금으로 받은 자금을 달러로 보유하고, 개인도 달러 보유를 선호하다 보니 M2가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똑같이 금리가 인하돼도 자금 채널이 가동되는 것이 우리나라며, 여러 아시아 국가가 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신용 사이클 역시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전무는 "우리나라가 차별화되다 보니 실물 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이라며 "국내 수요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효과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선방 중"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은 장기적으로 걱정해야 할 이슈가 많다"며 "현재의 신용 팽창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도 다른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신용 사이클이 느려질 것이며, 이는 여러 정책 움직임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무는 "총량적으로 레버리징이 증가하고, 최근의 신용 팽창이 모두 부동산 관련 업종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1~2년 뒤 전망에 대해서는 걱정을 해야 하는 이슈"라고 덧붙였다.

임지원 전무는 "올 하반기 글로벌 경제성장을 상반기보다 괜찮게 보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전체로 볼 때 하반기가 나아져도 선진국 위주의 성장이 될 것이며, 많은 신흥국은 지난 10년 평균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성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최근 중국 위안화의 절하가 경제 부진에 따른 것이라고 하면 상당히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성장이 나빠졌을 때 중동이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보다 아시아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고 분석했다.

임 전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반드시 달러 강세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금리가 인상됐을 때 달러의 실질실효환율 가치가 약세로 전환됐을 때도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미국 달러 등 자본 이동이 미국 쪽으로 흘러가는 것은 세계 거시 경제의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미국의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훌륭할수록 (자본) 움직임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heo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2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