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한국 채권금리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도 매수 요인이 크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는 상반기 중 인하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수익률곡선은 장기투자기관의 장기물 매수 여력이 증가하면서 수급적으로 평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4일 연합인포맥스 리서치 리포트(화면번호 8020)에 따르면 10대 증권사 중 2016년 연말 기준금리가 올해 말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증권사는 6곳이었다.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내다본 증권사는 없었다.

2014년도 자산기준 10대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증권(가나다순)이다. 이 중 대외적으로 자료가 공개되지 않거나 금리 레인지가 제시되지 않은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제외했다. 10대 증권사에 포함되지 않지만 시사점을 제공한 기관(교보증권, K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을 추가했다.

내년 금리인하를 전망한 기관들은 내년 국내 성장률이 3%대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내수 경기가 반등하고 있지만 회복 속도가 느리며,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통화완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들 기관은 대부분 1분기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금리 동결을 예상한 기관들은 한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서라기 보다는 추가 부양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쪽으로 해석했다. 현재 기준금리 1.5%에서도 한국 경제 부채증가율이 큰 편이기 때문에 금융안정 관점에서 추가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구조적 문제가 산재되어 있어 외형적으로 성장률과 물가가 반등하더라도 이에 따른 금리 상승 견인력은 약하다"며 "상반기는 트레이딩 구간, 하반기에 금리가 일부 반등할 경우 이를 활용해 캐리를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DB대우증권은 내년 성장률을 2.8%, 물가는 1.4%로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반기를 채권금리 변곡점으로 진단했다. 미국 경제가 2016년을 정점으로 잠재성장능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경제 둔화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정책대응도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한국 경제는 과다부채에 따른 민간소비의 구조적 부진과 원화강세의 누적효과에 따른 수출경쟁력 상실 등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진단했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고 3년물과 국고 10년물 금리는 하반기 중 각각 1.40%, 1.70%까지 하락하고 이들 스프레드는 30bp까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역량 감소라는 구조적 수출 부진과 중국 성장 둔화에 국내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내수도 부채 대비 소득 정체가 이어지는 등 여러 요인들이 금리 하락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2016년 연평균 금리는 올해보다 높지 않을 전망이며,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려면 유가가 올라야하고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선행되야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대부분의 증권사는 미국 금리인상이 매우 완만한 속도로 나타난다고 예상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시장금리 급등으로 연결되거나 외국인의 국내채권 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슬비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전개 시 외국인의 원화채권이 단기적 포지션 조정이 나타나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 연준의 신중한 스탠스가 유지되는 가운데 한국 대외건전성 유지, 원화의 기조적 평가절하 제한 등을 감안해 이들 자금 이탈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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