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적은 한도 탓에 서민들의 금융부담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이 출시한 5~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의 한도는 1천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DGB대구은행은 모바일뱅크 '아이M뱅크'를 통해 5~9%의 중금리로 대출해주는 '직장인 e-start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최대 대출 한도는 1천만원이다.

JB광주은행도 6~14%대 금리를 적용하는 중금리대출상품 '스마트퀵론'을 출시했다. 기본형 상품은 최대 1천만원까지, 재직(소득) 확인서류를 제출한 채무통합형은 2천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신한은행이 지난 7월 내놓은 '신한 스피드업 직장인대출'은 5.3~8.1%의 중금리대출 상품이지만 최대한도는 500만원이다. NH농협은행이 농협캐피탈과 연계해 5.75~9.95% 금리로 빌려주는 'NH EQ론' 역시 한도가 1천만원에 그친다.

중금리대출 상품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 역시 한도가 1천만원에 불과하다.

은행들은 당국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대책에 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곤 있지만 리스크관리를 위해 한도 축소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연체율이 높기 때문에 무턱대고 대출을 많이 해줄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앞서 SC은행이 신용등급 5~7등급 고객에게 1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셀렉트론'을 출시했으나 연체율 상승으로 판매를 중단한 적이 있다"며 "당국의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나 은행 리스크관리를 위해 대출 한도를 어느 정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금리대출 확대의 본래 취지인 서민금융 지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6월 "시중은행도 10%대 중금리대출을 취급해야한다"며 시중은행장들에 적극적인 서민금융상품을 출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현재 한국 대출시장이 신용등급이 우수한 1~4등급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연 5% 내외의 대출을 취급하는 제1금융권과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등의 제2금융권으로 양분화돼 있어 고금리대출로 내몰리는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중금리대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인터넷은행 등 출범으로 중금리대출 상품이 더욱 다양해지겠지만 이 역시 한도를 크게 늘리지 못할 것"이라며 "빚 상환에 대한 부담을 일시적으로 더는 정도밖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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