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지난해 중국 경제가 25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당분간 경기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지만 1990년 이후 최저치다.

작년 4분기 GDP는 전년 대비 6.8% 늘어 예상치 6.9%를 밑돌았다.

중국 경제는 이제 7% 성장률 시대를 의미하는 바오치(保七)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하고, 6% 성장률을 뜻하는 바오류(保六)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에 6.0%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2018년부터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됐고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진단도 나왔다.

한편, 중국의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9% 증가해 예상치 6.0%에 미치지 못했고 같은 달 소매판매는 11.1% 늘어 예상치 11.3%를 하회했다.

작년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FAI)는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다음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모은 중국 경제지표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ANZ리서치의 리-강 리우와 루이스 램 이코노미스트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6.4%로 둔화하고 내년에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성장률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과 함께 2018년에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중국이 13차 5개년(2016~2020년) 경제개발계획대로 평균 6.5% 성장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앞으로 2년 동안 기업과 지방 정부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결단력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

◇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 이코노미스트

GDP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작년 4분기와 12월 경제 지표가 혼조세를 보였지만 중국이 경제 위기에 빠졌다고 볼 순 없다.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다. 또 최근 나온 부양 정책에 힘입어 경제 지표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

◇ PNC파이낸셜서비시즈그룹의 빌 애덤스 이코노미스트

이날 나온 중국 지표는 경착륙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이유를 거의 제공하지 못했다. 중국 내수는 부동산 재고 누적과 산업 부진, 위안화 약세라는 환경하에 여전히 부진하다. 내수 부진은 올해에도 상품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고 위안화 약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중국 경제가 6.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 노무라의 자오 양 이코노미스트

중국 경제 지표에 대한 의구심은 명목 GDP와 물가를 고려한 실질 GDP의 차이 때문에 제기된다. 산업 물가 하락세는 대다수 기업들의 명목 지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 공식 수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소매판매와 투자지표도 명목 기준으로는 기대 이하로 집계된다.

◇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이스 이코노미스트

서비스 등 3차 산업의 GDP 증가율과 2차 산업의 증가율이 전례 없이 큰 격차를 보였다. 3차 산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2.4%포인트 늘었다. 이는 경제의 리밸런싱을 시사한다.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은 노동 시장의 위축을 막으면서도 소비와 서비스업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yw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