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완화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한층 완화됐다. 그러나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22일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에도 중국 관련 불안이 지속되는 한 달러화가 현재 수준에서 레벨을 크게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증시불안이 위험회피 심리를 다시 강화할 수 있는 데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역송금 수요 강화 등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달러화는 지난 20일 직전 거래일 대비 1.60원 상승 개장했지만,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의 8,000선 붕괴로 전 거래일보다 8.10원 상승 마감했다. 전일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달러화의 하단 지지력이 단단하다는 의미다.





<지난 20일과 21일 장중 달러화의 움직임>

이 같은 장중 움직임은 최근 달러화가 글로벌 위험선호·회피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른 통화와의 상관도에서도 달러화가 위험 관련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확인되는데, 실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와 달러-엔 환율의 최근 1개월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944를 기록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단기적으로 달러화 하단 지지력이 1,200원 주변에서 유지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으로 ECB의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강화됐으나, 중국 금융시장 관련 불안이 근본적으로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글로벌 리스크 오프 심리도 언제든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은행 외환딜러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ECB의 양적완화 기대가 커지며 위험회피도 다소 완화됐다"며 "하지만, 다음 ECB 정책회의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고 양적완화도 기대와 가능성이 커진 정도지만, 중국 증시 불안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증시 불안이 지속될 경우 위험회피 심리가 재차 강화될 수 있다"며 "달러화 하단 지지력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은행 외환딜러도 "중국 금융시장이 끊임없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달러화가 재차 1,200원 선을 밑돌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지속된 데 따른 역송금 수요 압박도 있어 섣불리 달러화의 하락 베팅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달러-원 환율의 중장기적인 하락안정을 위해서는 중국과 관련된 불안심리가 진정돼야 한다는 전망이다.

C은행 외환딜러는 "달러화 상단이 1,210원대에서 제한된 점은 그만큼 현재 레벨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미"라며 "중국 불안이 잦아들면 ECB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고 달러화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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