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불황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글로벌 저성장 기조는 경기뿐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열 총재는 2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경우 신흥시장은 불황을 겪을 수 있다. 자본유출과 통화절하, 금리상승 등이 나타나 실물경제 역시 축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융부문의 불균형이 계속해서 축적되는 중"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나며 많은 신흥시장에서 불균형을 초래하는 중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중이지만, 과거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바로 올라가기는 가까운 시일 내에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의 저성장 기조는 경기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이 원인이며,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역동성 역시 크게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구조적인 변화로 정책 입안자들은 성장률에 대해 새롭게 조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거시경제 정책을 살펴보면서 여력을 찾아야 하고, 경제 여건이 악화했을 때의 가용 수단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별로 정책을 입안해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시장의 심리를 안정을 목적으로 기대 심리를 조정하는 등 전반적으로 경제 변동성 불안 요인이 초래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가용정책이 제한된 상황에서 잠재성장률을 최대한 이끌고, 경제 여건을 강화해 충격 수용이 가능하게끔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신성장 동력을 더욱 찾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2016년에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남아있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 성장 구조 변화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는 중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따른 여러 가지 불확실성도 있다"며 "전 세계 교역량이 축소되는 중이고, 경제 불안이 신흥국에서 많이 목격되며 불안 심리는 더욱 고조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 시장이 성장 동력을 제공해 전반적인 세계 경제 성장률을 높였다"며 "신흥국들이 신용팽창을 통해서 성장했지만, 많은 부채가 누적되는 등 한계를 나타내는 중"이라고도 진단했다.

그는 "중국 역시 성장 전략을 과거와 달리 구조적인 조정을 통해 내수 시장에 강하게 초점을 맞추는 중"이라며 "원자재와 중간재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수출 의존이 높은 신흥국에서 전체적인 경제성장 둔화가 나타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일부 선진시장은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고, 디레버리징이 상당 부분 성공했다"며 "특히 미국의 경우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던 금리를 처음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는 "미국 금리가 언제, 얼마나 오를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이나 의사결정을 하려면 신흥경제권의 움직임을 감안할 것"이라며 "연준에서 금리 인상하면 세계 교역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세계 경제의 많은 불확실성이 나타나는 중이며, 잠재 리스크도 표면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중"이라며 "신흥시장이 맡았던 글로벌 성장 동력을 선진국들이 대신 맡아 줄 필요성도 느끼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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